"전통적인 우리네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드라마를 쓸 생각입니다"

28일부터 방송되는 MBC주말드라마 ''그 여자네 집''을 집필하는 김정수(52) 작가는 "최근 우리 드라마에는 파편화된 가정의 모습들만이 너무 부각되고 있다"며 "''그 여자네 집''은 3대가 살고 있는 두 가족을 통해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관,세대간의 갈등 등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부유한 집안 출신이면서 일과 사랑을 동시에 추구하는 20대 후반의 여자와 이 여자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평범한 남자가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한 후 다시 결합하는 과정이 이 드라마의 큰 줄기를 이룬다.

"최근 대부분 드라마가 일하는 여자들을 너무 자의식이 강하고 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어요.하지만 저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딸과 강의를 통해 만난 젊은 여성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현실에 충실하게 그려나갈 계획입니다"

여주인공 영욱은 탤런트 김남주가,남자주인공 태주는 탤런트 차인표가 각각 맡는다.

김 작가는 "이 드라마를 처음 집필할 때부터 김남주에게 영욱 역을 맡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련되면서도 반항기 있어 보이는 김남주에게 전통 한복을 입혀 절하는 장면을 화면에 담아내고 싶었어요.김남주는 자기중심적이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치매에 걸린 80대 시할머니까지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영욱 역을 잘 소화해낼 것입니다"

김 작가는 "요즘엔 너무 뛰어나고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며 "이번 드라마에선 하나쯤 모자라는 사람들을 출연시켜 우리가 잊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다시 느끼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약간 모자라게 보이는 태희(허영란)를 통해서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순수한 사랑을,고아인 준희(이서진)를 통해서는 가족의 소중함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전원일기'' ''엄마의 바다'' ''그대 그리고 나'' ''파도'' 등 가족간의 끈끈한 사랑이 담긴 드라마를 주로 써온 김 작가는 등장 인물 중 어느 누구도 악인으로 그려내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마도 제가 살아오면서 그다지 나쁜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냉혹한 현실을 살아가는 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따뜻한 드라마를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