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의 핵심 지도자 가운데 한사람인 소걀 린포체의 명상일기 ''깨달음 뒤의 깨달음''(민음사)이 번역 출간됐다.

1년 3백65일 동안의 명상록인 이 일기를 통해 소걀 린포체는 죽음과 명상,수행,마음의 본성 등에 관한 생각을 전하고 있다.

소걀 린포체는 "우리가 죽음에 직면해서 많은 고뇌와 어려움을 겪게 되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무상함''에 담겨 있는 진리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파한다.

그는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은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죽음이 어디에서 기다리고 있는 지 모르기 때문에 죽음을 낯설게 여기기 보다 죽음과 자주 접촉하고 생각하고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영적 수행을 통해 마음의 본성을 알고,죽음을 깨달음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소걀 린포체는 설명한다.

마음의 본성인 리그파(티베트어)는 원초적이고 때묻지 않은 순수한 의식으로 예지와 인식능력을 갖추고 항상 깨어있어 죽음이나 변화로 인해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지금은 마음의 본성이 잡다한 생각과 감정들에 가리워져 있지만 강한 돌풍이 구름을 흩어내고 태양과 광활한 하늘을 드러내주는 것처럼 특정한 상황에서 영감을 받아 마음의 본성을 일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리그파를 일별하기 위해선 명상이 필요하다.

그는 "명상은 자신에게 스스로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단언한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닦는 수행을 하면 본성을 볼 수 있게 되고 죽음의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린포체란 티베트 불교의 영적 지도자를 이르는 말.

소걀 린포체는 어린 시절부터 잠양 켄체 최기 로되 등 영적 지도자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연구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