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8일부터 방송하는 월화 미니시리즈 ''귀여운 여인''(연출 윤창범 극본 김선영 오후 9시55분)은 방학을 맞은 청소년층을 타깃으로 한 드라마다.
중장년층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MBC ''아줌마''와 SBS ''루키''의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여름 청소년대상 납량물 ''RNA''로 톡톡히 재미를 봤던 KBS가 또다시 겨울방학 학생들의 눈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래서인지 ''귀여운 여인''은 작품성보다는 청소년들의 입맛에 맞춘 트렌디성이 짙다.
춘천 시장의 가방가게에서 일하던 주인공 한수리(박선영)가 상경 후 심성 착한 실업가 김훈(이창훈)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가방전문 디자이너로 성공한다는 게 기본 스토리.여기에 김훈의 사촌동생 김준휘(안재모)가 수리에게 이성으로 다가오면서 생기는 갈등과 김훈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같은 회사 전무의 딸 독고진(김채연)이 가세한 이중구도의 삼각관계는 지금껏 드라마에서 숱하게 봤던 구성이다.
지난 4일 KBS 별관 시사회장에서 선보인 첫회는 재미만 두고봤을 때는 일단 합격점.여주인공 한수리 역의 박선영과 멜로드라마의 단골배역 이창훈의 호흡은 극의 흐름을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이끌어갔다.
또 ''왕과 비''에서 연산군으로 강인한 인상을 남긴 안재모의 후반부 등장 역시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최란 안문숙 윤기원 등의 감초연기도 볼 만했다.
하지만 시사회가 끝난 후 진부한 줄거리와 안일한 기획에 대한 일부 지적도 나왔다.
여태껏 방송됐던 성공스토리의 트렌디드라마를 적당히 짜깁기한 듯한 내용이나 현실성이 결여된 우연성의 남발은 아무리 순정만화같은 드라마라도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창범 PD는 "침체된 경제환경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는 한수리를 통해 꿈과 희망을 얘기하려다보니 리얼리티와의 간극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연 시청자가 드라마의 재미와 진부한 줄거리 가운데 어느쪽을 택할지 관심을 모은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