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콜(제작결함에 따른 무상교환수리)이 급증하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할까.

미국 포드사가 파이어스톤의 타이어및 엔진결함에 따른 리콜로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도 잇따른 리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들어 리콜이 이뤄진 완성차는 모두 52만4천여대.

작년 11만1천여대의 다섯배 가까운 수준이다.

최근에는 현대 구형 아반떼가 안전기준 미달을 이유로 정부로부터 직접 리콜명령을 받았다.

정부는 또 최근 전 LPG차량을 대상으로 성능및 안전도 검사에 착수,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트라제XG 카렌스 레조등 LPG사용 차량들은 연료조절 밸브나 점화코일 불량으로 이미 한두차례의 리콜을 거친 상태지만 최종 검사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가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리콜대상 차량이 50만대를 넘어서면서 관련 비용부담도 만만치않은 실정이다.


<>품질관리 문제 있나=요즘 리콜이 부쩍 늘어난 원인은 일차적으로 품질관리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 트라제XG가 출시 1년만에 네차례나 리콜을 한 것이나 기아 타우너가 같은 이유로 두번에 걸쳐 무상교환수리에 들어간 것은 생산공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엑센트 아반떼 티뷰론 다이너스티 싼타모 카스타등은 작년 7월 자동변속기 압력조절 솔레노이드밸브 불량으로 총 7천여대의 차량이 변속 불능에 처한 적도 있었다.

대우 레조의 경우 지난 7월 연료탱크 충전 차단장치의 작동에 문제점이 발견돼 무려 2만대 가까운 차량이 리콜 조치됐다.

고가의 수입차라고 해서 리콜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들어 BMW의 레인지로버,다임러크라이슬러의 그랜드 캬라반,벤츠 S클래스등이 각종 부품 불량으로 교환수리에 나서야했다.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들은 신차개발 일정에 맞춰 출시를 서두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 품질점검이 소홀해질 수 있다"며 "잦은 리콜은 제품과 브랜드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권리찾기"=리콜증가의 또 다른 원인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대응이다.

특히 인터넷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차량에 대한 신속한 정보교환과 공동대응이 가능해져 소비자들의 "권리찾기"가 본격화됐다.

예전 같으면 개별적으로 정비소에서 해결했던 문제를 이제는 조직화를 통해 풀겠다는 의식이 강해진 것이다.

대표적인 안티 사이트인 안티카(www.anticar.co.kr)는 국내 자동차 4사별로 코너를 마련,차종별 피해 사례와 문제점 등을 게재하고 리콜 진정서를 온라인으로 보내기도 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을 비롯한 피해구제 관련 기관의 연락처도 제공한다.

안티카를 포함한 안티 사이트는 특히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고객들이 차량의 문제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꾸며놓아 빠른 속도로 힘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해당 기업은 물론 정부와 소비자단체 등에 수시로 자동차 결함이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보내 압력단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있다.


<>중고차도 리콜한다=인터넷자동차 판매업체인 오토마트(www.automart.co.kr)는 중고차에 대한 리콜제를 국내 최초로 실시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12개 대형 중고차 매장을 네트워크로 구축한 이 회사는 사고 차량을 사전 고지없이 고객에 판매한 경우 판매후 15일 이내,2백km 미만 주행 차량에 대해서는 1백% 반품을 받는다.

또 중고차 부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출고 6년미만,12만km 이하 주행차량에 대해 구입일로부터 1년동안 엔진 및 미션 부품을 보증해주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