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 구본준(49) 사장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로 세계 시장 석권을 꿈구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항상 "넘버 원 멤버, 버 원 컴퍼니"를 주문한다.

모두가 1등 직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 회사는 저절로 1등이 된다는 의미다.

LG필립스LCD는 지난해 LG와 네덜란드의 필립스사가 50대 50의 지분 비율로 설립한 합작사다.

초대 사장인 그는 지난 5월 유리기판 크기가 1x1.2m의 5세대 LCD 라인을 2002년 상반기까지 건설키로 결정했다.

이 라인이 완공되면 차세대 제품의 표준화를 선도하는 동시에 세계시장의 20%를 차지,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으로 그는 예상한다.

기술이 축적됐고 생산능력도 확충된 만큼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의 자신감은 거저 나오지 않는다.

구 LG반도체 사장으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자산업 전반에대한 이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전자업체 CEO들과의 폭넓은 교분에서 비롯된다.

구 사장은 수시로 해외 업체를 방문해 시장 동향이나 기술 흐름을 파악한다.

경기도 안양의 연구소를 찾아 연구진들과 신기술에 대한 얘기도 나누곤 한다.

그는 기업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는데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생산과 판매를 포함한 회사 업무의 전 과정을 전산화해 전 임직원이 사내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도록 했다.

구 사장은 "기업의 디지털화는 투명한 경영을 하는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실상을 낱낱이 공개해 합작사의 경영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합작의 시너지가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구 사장은 LG필립스LCD의 IT(정보 기술) 비전으로 "BIT(Best Information Technology) 2000+"를 제시했다.

최상의 정보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토대로 고객과 가장 효율적으로 e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 사장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출신으로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딴 후 미국 AT&T(현 루슨트테크놀로지)에서 5년동안 근무했다.

그는 지난 86년부터 LG전자 LG화학에서 근무한 후 97년부터 현대전자와 합병되기 직전까지 LG반도체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