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남북정상회담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취재를 위해 준비중이던 국내 언론들은 정상회담 개최 하루전에 북측이 일정을 하루 순연한다고 발표한데 대해 대부분 놀라는 표정들이었다.

이들은 일정이 순연된 배경을 파악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상당수 외신들은 북한의 과거 전례로 보아 전혀 예상못했던 상황은 아니라는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 NHK의 오카모토 켄고 기자는 회담연기소식에 "지금까지 북한이 각종 회담에 임하면서 보여준 전례로 볼때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은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았기 때문에 전혀 예상불가능했던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측이 연기사유로 기술적 준비관계를 들었지만 혹시 다른 배경이 있지는 않은가"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만의 대표적 위성채널인 TVBS의 알렉스 팽 기자 역시 "북한이 이전에도 회담을 번복한 사례가 많아 전혀 예상밖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한국에 취재하러 오기전에는 정상회담 자체가 취소되지나 않을까 걱정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에 오픈한 서울프레스센터는 일요일이어서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으나 회담연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오후 2시께 호텔을 방문한 이한동 총리서리와 박재규 통일부장관은 3층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준비상황을 보고받은데 이어 프레스센터 취재기자실에 들러 취재상황을 지켜 봤다.

서울프레스센터에는 미국의 CNN, ABC, 일본의 NHK 등 세계 주요외신 1백73개 매체 5백3명과 국내언론 1백14개 매체 6백28명이 등록을 마쳤다.

서울프레스센터 내외신 취재기자실에는 대형멀티큐브가 각각 1대씩 설치돼 평양에서 합동취재단이 보내오는 영상화면과 서울프레스센터의 브리핑장면을 수시로 보여줄 예정이다.

또 정부부처 공무원 58명과 민간 도우미 39명 등 총 97명이 취재보도 지원을 위해 지원요원으로 파견됐다.

경찰은 취재진과 보도장비의 안전을 위해 폭발물탐지견 두마리를 동원, 보안점검에 만전을 기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