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을 블루칩이라고 부르면 대부분 투자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은행권내의 위상도 그렇거니와 주가를 보면 도무지 블루칩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가 그렇다.

지난 7일 현재 하나은행 주가는 6천2백50원.

은행권 최고인 주택은행주가(1만7천8백원)의 35%에 불과하다.

52주 최고가도 2만7백원(작년 7월12일)으로 삼성전자등 대형블루칩에 비해선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도 국내외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하나은행의 성장성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IMF이후 은행권중 처음으로 IFC(국제금융공사)의 자본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엔 독일알리안츠그룹을 합작파트너로 맞아들였다.

뿐만 아니다.

은행의 비전을 아예 "전자금융뱅크"로 맞추고 있다.

인터넷뱅킹시대의 선두가 되겠다는 야심이다.

은행권 최고의 생산성과 양질의 노동력,최고의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리딩뱅크를 지향하는 모습이 상당히 높이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은행주의 향배다.

제2금융구조조정을 앞둔 마당이라 은행주의 탄력성은 눈에 띄게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의 생산성 재무건전성 성장가능성 등을 종합 감안하면 현주가는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영업실적및 재무구조=하나은행은 지난해 1천4백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대부분 은행이 대우사태로 엄청난 결손을 낸 것과 비교하면 빼어난 실적이다.

지난 97년(1천1백10억원)에 비해서 오히려 늘었다.

뿐만 아니다.

대우여신(1조원)을 포함,미래상환능력을 감안해 대손충당금을 1백%이상 적립했다.

그러고도 이만한 이익을 냈다.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1%.

은행권 최고의 수준이다.

직원 1인당 생산성도 빼어나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직원 1인당 총자산,예수금,대출금 등에서 단연 1위를 기록했다.

1인당 순이익(4천4백만원)만이 주택은행(5천7백만원)에 뒤진 2위에 랭크됐다.

생산성과 재무건전성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올해 영업전망도 괜찮다.

지난 1.4분기중 5백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순이익은 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하나은행은 전망한다.

BIS비율도 12%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올해 알리안츠로부터 1천5백억원이 들어오고 DR(주식예탁증서)발행등을 통해 3천5백억원을 조달하면 5천억원의 무코스트자금이 생기는 만큼 상당한 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해야할 점이 바로 하나은행으로의 자금집중현상이다.

최근 투신사로부터 빠져나온 시중자금중 상당액이 하나은행으로 몰려들고 있다.

또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기 위해 설정하는 자사주펀드도 절반가까이가 하나은행에 집중돼 있다.


<>주가전망및 변수=이런 이류로 ING베어링증권과 굿모닝증권등은 하나은행에 대해 매수의견을 내놨다.

굿모닝증권은 올 하나은행의 추정PER(주가수익비율)을 4.0배로 예측했다.

외환위기 이전에 7.7배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저평가 돼 있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증권은 이를 근거로 하나은행의 6개월 적정주가를 2만3천4백원으로 추산했다.

ING베어링증권은 하나은행이 인터넷뱅킹에 앞서있다는 점에 주목,매수할 것을 권했다.

변수는 두가지다.

제2금융구조조정이 첫번째다.

은행권 전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하나은행 주가도 장담할 수 없다.

외국인의 태도도 주된 변수다.

하나은행의 외국인지분율은 작년말만해도 25%를 넘었다.

지금은 21%수준으로 내려와 있다.

그만큼 내다팔았다는 얘기다.

따라서 금융구조조정과 외국인 동향을 지켜보며 매수여부를 결정해야할 듯 하다.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