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안양시내의 한 외국계 할인점을 단골로 찾던 박씨는 지난해
연말부터 군포시 산본동으로까지 일부러 원정 쇼핑을 가고 있다.
E마트 산본점이 문을 연 뒤부터다.
"소문을 듣고 와봤는데 상품수도 많고 매장 분위기도 백화점처럼 고급스러운
게 마음에 들었어요. 초등학생인 딸 아이도 이쪽으로 가자고 졸라대는 통에
조금 멀더라도 이리로옵니다"
국내 최대의 할인점 업체 E마트의 20번째 점포인 산본점.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곳은 평일 4억여원, 주말 6억여원의 평균 매출로
개점 2개월만에 분당점과 함께 E마트의 대표 점포로 급부상했다.
산본점이 이처럼 빠른 시일내에 자리를 잡게 된데는 무엇보다 "쇼핑 환경"
이라는 하드웨어적인 측면이 큰몫을 했다.
배관 파이프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천장, 쏟아질 듯 상품이 빼곡이 차 있는
높은 진열대, 미로처럼 복잡한 쇼핑 통로.
매장 구성에서부터 "염가 판매"분위기를 내려는 기존 창고형 할인점의
전형적인 모습을 E마트 산본점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이 점포는 대신 상품 진열대 높이를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1m50cm로 낮춰
고객들이 쉽게 상품을 집어낼 수 있도록 해 매장 끝과 끝이 한눈에 보이는
탁트인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국내 어느 할인점을 가도 의자 하나 발견하기 힘든 것과는 대조적으로
매장 주변이 벤치로 둘러질만큼 고객들의 휴식공간도 풍부하다.
조명도 다른 할인점들의 1천룩스에서 1천3백~1천5백룩스로까지 높여 고객들
이 밝고 환한 분위기 속에서 쇼핑을 즐기도록 했다.
고객들이 이곳을 "E마트 백화점"으로 부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단순히 싸게 판다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한국 고객들의 경우 할인점에서도 쾌적한 쇼핑 분위기와 질 높은 서비스
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하광옥 산본점 점장)
산본점의 매력은 풍부한 상품 구성에서 더 잘 드러난다.
3천4백평에 이르는 대형 매장면적의 잇점을 살려 E마트 점포중 최대 규모인
3만여개의 품목을 갖췄다.
할인점들이 대개 먹거리 상품에 치중하는데 반해 3개층중 2층은 의류로만,
3층은 가전 가구 생활.주방용품으로 이뤄진 홈센터로 꾸몄다.
3층 홈인테리어 코너의 경우 고객이 원단을 고르면 원하는 형태로 커튼
스커트 베개커버등으로 즉석에서 만들어 주어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객편의 시설도 국내 할인점중 최고 수준이다.
할인점 특유의 이동수단인 무빙워크는 물론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까지
모든 이동수단을 총동원했다.
3층 매장 한복판의 어린이 놀이터, 호적등본등 2백10여종의 증명서를
바로 뗄 수 있는 군포시 민원 봉사실, 전문 패밀리레스토랑 수준의 푸드코트
인 "이 투게더"등에서도 고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또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각 층별로,코너별로 계산대가
설치된 섹션식 계산방식, 20여명의 고객이 제기한 교환.환불등 컴플레인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대형 중앙 안내데스크등도 돋보이는
편의시스템으로 E마트 산본점을 빛내주고 있다.
여기에 산본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는 지리적 이점과 지난 연말 분당-일산을
잇는 내부 순환도로의 개통등은 이 점포의 내일을 밝혀 주는 외부 요인들로
꼽히고 있다.
< 윤성민 기자 smyoon@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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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포인트 >
- 매장 : 쇼핑공간이 할인점중 최고 수준으로 꼽힐만큼 쾌적하다.
- 상품 : 취급상품이 3만여종에 달할만큼 풍부하고 다양하다.
- 서비스 : 백화점급 서비스로 고객의 가려운 데를 긁어준다.
- 입지 : 지역번화가에 자리잡아 상권선점 경쟁에서 유리하다.
- 교통 : 주변도로가 잇달아 뚫리면서 고객의 매장 접근이 쉽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