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출신 지휘자 박태영(36)이 22일 뉴서울필하모닉의 지휘봉을
잡는다.

지난 9월 전임지휘자에 임명된 뒤 오르는 첫 무대다.

러시아 국립오케스트라 수석객원지휘자로도 활동중인 그가 뉴서울필의
소리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이번 콘서트의 레파토리는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김기범
"바이올린협주곡-슬픈 빛의 노래", 안익태 "한국환상곡" 등이다.

러시아에서 7년동안 지휘수업을 쌓은 박태영의 진가를 엿보기에는 조금
아쉬운 선곡이다.

실제로 박태영은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에프 라흐마니노프 등 러시아
현대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기 좋아한다.

연말 분위기에 맞게 선곡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웅장하고 또렷한 선율미를 가진 드보르작의 "신세계"를 어떤
뉘앙스로 살려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쿄음대를 나온 박태영은 지난 92년 모스크바음악원에 입학해
페테르스부르그악파의 거장인 일리야 부신으로부터 지휘수업을 받았다.

지난 97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러시아국립오케스트라 부지휘자에 선임돼
뉴스의 초점이 되기도 했다.

이번 연주회는 또 김기범(경원대 음대 작곡과) 교수의 바이올린협주곡이
초연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인간 내면의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슬픔과 어두움을 표현한 곡이다.

찬가, 토카타, 슬픈 빛의 노래 등 세개 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바이올린은 정유진이 협연한다.

빈음악원을 졸업하고 부천시향에서 연주한 적이 있는 바이올리니스트다.

안익태 "한국환상곡"의 합창파트는 고양시립합창단이 맡는다.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02)3471-4718.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