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사태 이후 국내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여건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중 해외증권 발행규모는 상반기의 절반수준으로 위축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은
19억1천만달러로 월평균 4억8천만달러에 그쳤다고 26일 밝혔다.

상반기중 해외증권은 58억2천만달러어치가 발행됐다.

월평균으로는 9억7천만달러에 이르렀던 셈이다.

한은은 국내증시 침체 등에 따른 시장여건 악화로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DR 발행은 올 상반기 34억7천만달러 규모에 달했으나 하반기에는 겨우
6억달러만 성공했다.

이에따라 기업들은 공모방식의 DR 발행보다는 사모방식으로 발행할 수도
있고 시장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
(BW) 발행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가시지 않고 있는데다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 문제 등으로 연말까지 해외증권 발행여건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12월 들어서면 Y2K 문제로 해외 펀드들이 채권매수를 기피할 것으로 우려
되는데다 11월말 펀드별 투자실적평가를 앞두고 투자위험도가 높은 아시아
채권 매수를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기업 국제금융담당자들의 분석
이다.

따라서 연말까지 담배인삼공사(11월중 9억5천만달러)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
의 DR 발행계획이 성사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