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마티즈가 국산 자동차로는 처음으로 11월 일본 시장에 상륙한다.

현대자동차도 내년 미니밴과 지프형자동차를 앞세워 일본 진출에 나선다.

현대의 엑셀과 기아의 프라이드가 각각 미쓰비시와 포드의 마크를 달고
일본 시장에 소량 판매된 적은 있지만 자체 브랜드를 달고 일본에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김태구 대우자동차 사장은 20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메세에서 열린 제33회 도쿄모터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내년부터 트라제XG 등 RV(레저용차) 3개모델로
일본에 첫 진출할 계획"이라며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고베 히로시마
후쿠오카 등 일본 6대 도시에 판매망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특히 도쿄와 오사카 도심에는 초대형 쇼룸을 개설, 일본 소비자들
에게 현대차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수출할 모델은 트라제XG와 내년초 출시 예정인 싼타페, 갤로퍼 후속모델
등이다.

정 회장은 "일본 공략이 쉽지는 않다"며 "그러나 우리 차 품질이 세계
최고 수준에 접근해 있고 가격경쟁력이 높아 충분히 가능성있다"고 말했다.

김태구 대우자동차 사장은 "후쿠오카와 후카야에 직영점을 내는 한편
전국적인 인터넷 판매를 통해 내달초부터 마티즈를 판매키로 했다"며
"이를 위한 1단계 판매망과 애프터서비스망 구축작업이 완료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대우는 이를 위해 지난달 20일 후쿠오카에 마티즈코포레이션이라는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으며 오는 25일 마티즈 4백대를 마산에서 첫 선적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마티즈의 품질과 성능은 서유럽시장에서도 입증된만큼 전통적
으로 경차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일본시장에서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우가 수출하는 마티즈는 모두 5개 모델로 파워윈도 오토도어록 파워
스티어링 사이드에어백 등 5개 고급사양을 기본으로 장착한다.

대우는 올해 5백대를 현지 판매한뒤 내년에는 판매물량을 4천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2004년에는 일본 경차시장의 5%(4만대)를 점유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와 대우의 일본 진출 선언에 대해 일본 자동차업계는 한국업체들의
진출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다며 긴장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한국이 일본시장 진출을 나선만큼 일본차의 한국
진출시기도 앞당겨 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도요타 한 관계자는 "한국산 자동차가 가격경쟁력 있고 마케팅능력도
만만치 않아 일본 시장 초기 진입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일본
시장은 무엇보다 애프터서비스가 중요한만큼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모터쇼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디트로이트모터쇼 등과 함께 세계 3대
모터쇼로 꼽히는 행사.

올해는 "미래로 향한 눈, 지구를 위해 변하고 있는 자동차들"이란 주제로
내달 3일까지 열린다.

전세계 15개국 2백87개 업체가 참여했다.

< 지바(일본)=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