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날 때 싱그러운 솔향이 풍겨오면 얼마나 좋을까"

"컴퓨터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향을 보낼 수는 없을까"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같은 이런 일들이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현실로
가능해졌다.

이원이디에스(대표 최중호)는 세계 최초로 컴퓨터를 이용해 원하는 향기를
자유자재로 만들거나 전송할 수 있는 "향 발현 시스템"을 상용화했다고 4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대사연구센터의 윤창노 박사로부터 향 발현
원천기술을 넘겨받아 최근 시제품을 선보인 것.

화학분석을 전공한 윤 박사는 분자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냄새를
만들어내는 기본물질을 추출하고 각 향기의 구성비율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작동원리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크게 향 발현기와 이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로 나뉜다.

향 발현기는 어떤 냄새든지 조합할 수 있는 30~40개의 기본물질을 각각
카트리지 형태로 내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향의 구성성분 및 배합비율에 대한 정보를 담은 파일과 향
발현기를 구동시키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현재 만들어낼 수 있는 향은 커피 바나나 사과 장미 화약 등 30여가지.

예를들어 "커피.sml" 파일을 클릭하면 향 발현기에서 커피냄새를 발산하는
것이다.


<>개발계획 =우선 내년 상반기중 PC용 향 발현 시스템이 첫 선을 보인다.

향 발현 시스템을 설치한 사람끼리는 E메일로 파일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청각(소리)과 시각(영상)에 의존했던 컴퓨터 멀티미디어 시스템에 후각
(냄새)이라는 새로운 감각 매개체가 더해지는 것이다.

또 내년 7월 개봉 예정인 3차원 디지털 애니메이션영화의 전투장면에서
관객이 화약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만화영화제작사와 극장용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또 화장품 업체인 참존과는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조향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이밖에 일반 가정과 사무실의 에어컨을 통해 바람과 향기를 동시에 내보내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대기업 가전업체와 접촉하고 있다.


<>활용분야 =향 발현 시스템은 정보통신과 품질관리 디지털방송 가전 의료
등 전산업분야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점치게 한다.

디지털방송이나 영상분야의 경우 방송프로그램의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때
향 파일을 내장할 수 있다.

그러면 향기가 필요한 장면에서 자동으로 그 냄새가 나게 된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향치료 등 의료분야에서도 특정한 기능성 향파일을
이용, 원격치료를 할 수 있다.

또 향 성분 분석기를 통해 식품 향수 등 제품의 품질을 검사할 수 있다.

아울러 누구나 향기를 직접 창조할 수 있는 개인용 조향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소호(SOHO)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

(02)2202-5633

<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