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소나무의 모양을 한 휴대폰 안테나"

"첨단 디지털 기술로 촬영한 기네스 맥주광고"

"자외선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게 설계된 이동식 유모차"

영국의 혁신적인 밀레니엄 제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주한영국대사관과 주한영국문화원 등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과
산업디자인진흥원(KIDP)이 후원하는 "영국 밀레니엄상품 전시회"가 29일
서울 중림동 한경사옥 1층 로비에서 개막됐다.

이 전시회는 영국정부가 자국의 밀레니엄 상품을 세계시장에 선보일
목적으로 기획한 것.

지난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인도 중국 등 세계 각국을 돌며 열고 있다.

올해엔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에서 개최된다.

새 천년을 겨냥해 영국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제품들인 만큼 한국기업들엔
미래의 상품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만하다.


<>밀레니엄 상품이란 =영국정부가 새 천년 영국을 대표하고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상품으로 선정한 것.

21세기 영국의 "국가대표 상품"인 셈이다.

밀레니엄 제품을 뽑는 것은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지난 97년 제안했다.

새 천년을 위해 영국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촉진시키자는
취지였다.

영국은 밀레니엄 제품 선정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중이다.

주관은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디자인 카운슬"이란 기관에서 맡았다.

일단 밀레니엄 제품으로 선정되면 엄청난 혜택을 받는다.

해외 홍보는 물론 영국 런던의 템즈강변에 건설되는 뉴 밀레니엄 기념
대형구조물인 "혁신의 스파이럴"에 전시되는 영예가 주어진다.

한국도 이와 비슷한 성격의 밀레니엄 상품을 선정하는 사업이 KIDP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어떤 제품이 있나 =밀레니엄 상품 선정 기준은 크게 네가지.

혁신성 창의성 미래지향성 개척정신이다.

기존의 관습에 도전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제품을 우선 뽑는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밀레니엄 제품으로 지정된 제품은 모두 7백77가지.

작년 4월 1차로 2백2개 제품이 발표된 뒤 6개월 단위로 2백여개씩의 제품이
선보였다.

영국은 오는 12월 마지막으로 밀레니엄 상품을 발표할 계획.

선정된 제품중엔 획기적인 것들이 많다.

열 영상 카메라가 달린 우주시대의 소방관용 헬멧, 두께가 2mm 에 불과한
유연한 플래스틱 TV스크린, 촉감에 민감한 스마트 전자섬유 등 최첨단
기술제품이 주류다.

또 소음이나 파편이 튀지 않고 바위를 쪼갤 수 있는 파괴용 폭약, 오염된
물을 안전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해주는 셀로포어, 칼이나 총알을 막아주며
여성용으로도 쉽게 모양이 조정되는 유연조끼 등 마술 같은 제품들로
포함돼 있다.


<>혁신성이 키워드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의의는 역시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상품의 트랜드를 엿볼 수 있다는 점.

영국 디자인카운슬의 존 소렐 위원장은 "21세기에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관건은 혁신성"이라며 "영국의 창조적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상품들로만
전시제품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 기업들에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전시회를 둘러본 LG전자 디자인연구소의 김철호 상무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영국의 혁신적 제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며 "미래 상품의
흐름 방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시회는 내달 15일까지 휴일없이 계속된다.

관람시간은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관람료는 무료다.

문의 (02)360-4785~8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