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통화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은은 남아도는 시중자금중 일부를 통안증권 발행을 통해 환수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중에 돈을 넉넉히 푼 상태여서
통화환수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물가등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은은 매달 첫째주 셋째주 화요일에 1조원규모의 통안증권(2년물) 입찰을
실시, 만기된 통안증권 자금을 흡수하려 하고 있으나 매번 전액이 유찰되고
있다.

또 매주 금요일 실시하는 1년물 통안증권 입찰도 극히 일부만 낙찰되고
있다.

지난달 27일엔 1년물 5천억원어치가 전액 유찰됐으며 이달들어선 지난
3일 5천억원중 1백50억원만 낙찰됐다.

10일의 경우도 전액 유찰됐다.

이에따라 한은은 만기를 91일로 축소해 통안증권을 재입찰에 부치고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입찰물량은 5천억원이지만 낙찰규모는 이에 못미치고 있다.

지난달 27일엔 3천8백억원, 3일엔 3천2백50억원, 10일엔 2천4백억원만
낙찰되는데 그쳤다.

통안증권을 단기로 전환하면 입찰을 여러번 실시해야 하는 등 안정적인
통화환수가 어려워지는 부담이 생긴다.

한은 관계자는 "만기 짧은 금융자산이 많아지는 것은 금융시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정명창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장기금리가 안정세를 타면 다시 통안증권
장기물에 대한 선호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은행 관계자들은 "금리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쉽사리 응찰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딜러들은 "채권거래가 급감하는등 채권시장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통안증권 유찰사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지난 8월말 현재 51조8천6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1년물은 25조8천3백억원이며 2년물은 23조6천4백억원이다.

한편 한은이 은행에 공급한 통화인 본원통화는 지난 8월 16.2%(전년동기
대비) 증가, <>4월 10.9% <>5월 12% <>6월 13.3% <>7월 15.4% 등에 이어
증가율이 계속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