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귀화한 독일 출신 이한우(45)씨가 "닥터위콤"으로 유명한
어학실습기기업체 서부산업의 사장으로 취임한다.

서부산업의 윤만희(55) 회장과 이씨는 이같이 합의하고 오는 10일께
서울 적선동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기로 했다.

이씨가 서부산업 사장을 맡기로 한 것은 광고모델 출연을 요청받으면서부터.

이 회사는 닥터위콤과 신제품인 "멀티프로" 등의 홍보를 위한 모델을 찾던
중 이씨와 접촉하게 됐다.

충분한 모델료를 줄 수는 없지만 중소업체를 돕는다는 뜻에서 모델이 돼 줄
것을 요청했다.

방송출연을 하며 신한경영컨설팅의 컨설턴트로 컨설팅사업을 병행해온
이씨는 기업과 제품내용을 살펴본 뒤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닥터위콤은 미국 국제발명품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상을 휩쓴
상품.

주요 기업체의 어학실습실에 납품하는 등 국내에서는 꽤 유명했으나
해외마케팅은 효과적으로 펼치지 못했다.

윤 회장은 아예 이씨가 사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이씨가 쾌히 승락해
이뤄지게 됐다.

이씨는 주로 영업과 마케팅 홍보 등을 담당하게 된다.

연봉은 매출과 이익증가분에 대한 성공보수형태로 받기로 했다.

이씨는 "제품과 기업내용을 분석한 결과 닥터위콤과 멀티프로 등 각종
제품의 시장성이 매우 뛰어나다고 판단했다"며 "서부산업 발전을 위해
전력투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문학과 신학을 전공했으며 86년 한국에 귀화했다.

여러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 어학학습기기 회사 사장에 걸맞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이씨의 얼굴이 워낙 많이 알려져 사장 취임사실 자체만으로 적지
않은 홍보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여세를 몰아 서부산업 제품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기를 바라는 것.

독일어는 물론 한국어 영어 불어 등에 능통한 이씨가 유럽 일본 중국 등을
돌며 판촉활동을 벌이면 상당한 성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서부산업측은 "영어배우기 열풍이 세계 전역으로 퍼지고 있어 이런 기대감이
꽤 실현될 것"이라 전망했다.

서부산업은 어학실습기와 멀티학습용 소프트웨어 북경어문학원 등 어학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매출은 97년 1백20억원에서 지난해 48억원으로 줄었으나 다양한 사업을
벌이며 매출회복을 위해 노력중이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