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활성화를 통해 내실 경영을 다지고
있다.

29일 포철은 최근 기업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이사회 운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짐에 따라 자사 이사회 운영현황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기업중 이사회 운영 현황을 스스로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다.

포철은 지난해 1월 이후 7월말까지 총 21회의 이사회를 열고 상정 안건중
1건을 부결시키고 3건을 수정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유상부 포철 회장은 "포철이 추진하는 선진국형 글로벌 전문경영체제(GPM)
의 핵심은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이라고 강조했다.

<> 포철의 이사회 구성 = 공기업의 경영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외이사가 과반수 이상인 8명이고 총원은 15명이다.

사외이사의 경우 주주 추천으로 5명을, 이사회 추천으로 3명을 선임했다.

사외이사와 상임이사의 임기는 3년.

이사회의 주요 심의사항은 <>핵심경영전략 수립 <>경영진 평가 보상
<>상임이사 및 사외이사 후보추천 <>사업계획 및 신규 투자 <>재무제표 정관
변경 영업보고서 승인 등 광범위하다.

포철은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해 이사회 부의 사항중 특정사항의 사전
심의 및 이사회 위임사항을 수행하는 3개의 전문위원회를 두고 각 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했다.

<> 실질적 기능 강화 =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학교법인 포항공대 발전기금 출연 건"이 부결됐다.

총 2백억원을 출연하는데 사업계획과 소요자금 용처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재정 및 공공위원회의 지적을 받아들여 부결하고 다음에 재상정토록 결의한
것.

지난 5월 열린 이사회에서는 국내 회사채 발행을 심의하며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지난 5월 25일 재정 및 공공위원회에서는 미국 법인(POSAM) 장기차입금
원금상환용 증자에 대한 격론이 있었다.

박웅서 사외이사는 투자에 따른 손실 재발을 막기 위해 관련 이사에 책임을
묻는 단서조항을 달아 증자건을 승인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용운 포철 부사장은 투자를 승인할 때마다 단서조항을 달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이사는 이에 대해 집행상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이사회에 명분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표현하면 된다는 뜻을 밝혔다.

정명식 위원장은 원안대로 안건을 승인하되 "앞으로 중요한 투자는 모회사
이사회에 사전 보고하고 충분히 심의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 풀어야 할 과제 = 포철이 이사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최고 경영자인 유상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유 회장은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면 사업 리스크를 크게 줄일 것으로 판단
했다.

유 회장이 사외이사인 슈발리에 뉴욕은행 부회장으로부터 이사회 운영과
관련한 평가와 자문을 수시로 듣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구택 사장도 지난 4월 사외이사들과 함께 이사회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토론회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의제를 개발할 정도로 이사회 및 전문위원회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를 위해선 정보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