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1년 반만에 투자금액 40만달러의 약 60배
에 이르는 2천4백만달러(한화 2백80여억원)의 대규모 수익을 거두었다.

또 창업투자회사인 무한기술투자(대표 이인규)도 순수 벤처투자에 주력,
설립한 지 2년8개월만에 2백62%의 고수익을 올렸다.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최근 미국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웨스트사와
합작으로 캐나다에 설립했던 벤처기업인 다직스사의 지분 40만달러를
웨스텍사에 현금 6백75만달러와 웨스텍사 주식 90만주를 받고 매각했다고
7일 발표했다.

웨스텍사의 주식은 올해안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며 주가는
18달러 이상으로 평가돼 90만주의 주가총액은 최소한 1천6백20만달러에
이른다는 것.

삼성물산은 이와 별도로 디지털 X-레이의 핵심부품에 대한 독점공급권을
인정받아 매년 1백만달러이상의 이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지분 매각대금, 주식가치, 부품대금 등을 합치면
최소 2천3백95만달러의 수입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X-레이는 높은 해상도를 갖춰 기존 필름방식의 X-레이로는 판독하기
어려운 질병까지 진단할 수 있으며 인터넷 등 통신을 이용한 원격진료도
가능한 첨단 의료기기다.

디직스사는 지난 97년 11월 삼성물산이 40만달러, 웨스텍사가 10만달러씩
출자해 설립된 벤처기업으로 이 업체의 디지털 X-레이는 작년 10월 세계
3번째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양산체제를 갖추었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3월 환경친화적 무공해 농약의 상용화를 위해 자본금
50만달러의 벤처기업 "시리우스 테크놀로지"를 설립, 운영하는 등 유망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미래 유망산업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기획력, 기술,
금융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이번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한기술투자 =무한기술투자는 96년10월 설립 이래 한글과컴퓨터
비트컴퓨터 메디다스 와이드텔레콤 등 51개 기업에 2백33억원을 투자했다.

평균 수익률은 2백62%.

"대박"을 안겨준 회사는 한글과컴퓨터.

지난해 8월 경영위기에 직면한 한컴에 주당 5천원씩 50억원을 투자, 9개월
만에 6백20%의 수익을 올렸다.

또 세인전자 5백87%, 메디다스 3백58%, 한국디지탈라인 1백16% 등의
투자차익을 거머쥐었다.

올하반기에도 5개 이상의 벤처기업을 코스닥에 올릴 계획이다.

올해엔 적어도 1백40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로써 무한은 창투업계에서 "남들이 투자를 꺼릴 때가 최고의 투자기회"란
사실을 입증한 벤처투자 성공모델로 평가받게 되었다.

무한은 대부분 창투사들과 달리 지난해 외환위기 영향으로 시중금리가
25%까지 치솟는 상황에서도 유망기업을 발굴, 신속히 투자해 주목대상으로
떠올랐었다.

융자 대신 내재가치가 높은 기업들에 과감히 투자하는 정통 벤처캐피털
방식을 추구한 것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이인규(41) 사장은 "무한기술투자가 바로 벤처기업"이라며 고위험 고수익
원칙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 이심기 기자 sglee@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