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관계"가 심화되고 있다.
금감위는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금융기관 인허가권 등을 넘겨받으면서
담당인력 8명(서기관 1명, 사무관 5명, 주사급 2명)을 재경부에서 받는
문제로 재경부와 껄끄러워졌다.
금감위는 재경부의 몇몇 사무관을 찍어 보내줄 것을 요청했지만 재경부가
남는 인력을 처리하는 것쯤으로 여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경부는 금융정책국의 인력을 보낸다는 원칙이지만 본인이 희망하지
않으면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또 국책은행 감독권 이관에 따라 산업.기업.수출입은행법 시행령을
고치는 과정에서도 한바탕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한을 가급적 덜 내주려는 재경부와 최대한 넘겨 달라는 금감위가 맞서는
셈이다.
한지붕아래 있는 금감위와 금감원은 오래전부터 매끄럽지 못하다.
금감위 기획행정실이 4과에서 1심의관 5과로 확대되면서 업무범위를 대폭
확대하려 한다는게 금감원 노조의 불만.
금감원 노조는 지난 26일부터 정시 출퇴근, 넥타이 안매기에다 이헌재
금감위원장 퇴진요구 등을 내걸고 "투쟁"에 들어갔다.
금감위는 정부조직법 조항을 현실화한 것 뿐이며 실질적으로 대부분 규정을
금감원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재경부와 금감원 관계도 좋지 않다.
재경부는 금감원이 상위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규정을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자료를 요청해도 잘 응하지 않고 일절 협의도 없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재경부가 과거 "모피아" 시절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왜 협의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 오형규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