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고 해서, 자원활용도 할 겸해서 남는 비품을 가져오게 됐습니다.
비품을 가져온 후, 쓸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서 정리를 하던 중에 윤씨는,
부하 직원들이 서랍장의 서랍에서 육상 경기에서 사용되는 신호용 화약을
발견해서는 가지고 노는 것을 보고, 그것을 빼앗았습니다.
당장 화약을 버릴데가 없었기 때문에 윤씨는 그 화약을 옷에 넣어 두고
있다가, 그냥 집에까지 가져가게 되었고, 윤씨는 나중에 혹시 쓸데가 있을지
몰라서 병에 넣어서 거실의 선반위에 올려두게 됐습니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두달 정도의 시간이 흘러간 어느 날, 윤씨는
집에 돌아와서 텔레비젼을 보다가 쉽게 잠이 오지 않아서 거실에 담배를
피우러 나가게 되었고, 담배를 피우다 우연히 두달전에 가져다 놓은 화약병을
보게 됐습니다.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윤씨는 선반에서 화약병을 내려서는 뚜껑을
열고 볼펜으로 병속에 있던 화약을 건드려 봤는데, 그 순간 폭발음과 함께
화약이 터지면서 윤씨는 눈과 손을 다쳤고, 결국 한쪽 눈을 완전히 잃게
됐습니다.
윤씨가 속한 기관에서는 직장에서 난 사고도 아니고 또 윤씨 개인 과실로
인한 사고이기 때문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윤씨는 이런 경우 어떤 방법이 없는지 물어오셨습니다.
딱하기는 한데 일단 사고 발생과정이 업무와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더욱이 윤씨가 그 병에 들어 있는 것이 화약이라는 걸 알면서도 담배를 문
채 볼펜으로 화약을 건드리다 사고가 난 것이기 때문에 더욱 더 사고와 업무
간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었다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서 윤씨에게 일어난 사고는 법적으로 엄밀하게 말한다면, 업무수행
과는 전혀 관계가 없고, 전적으로 윤씨 개인 과실로 인한 사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윤씨로서는 한쪽 눈까지 실명하는 큰 사고를 당하기는 했지만 그 사고의
원인이 전적으로 개인에게 있고, 업무와의 연관성을 인정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일단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는 문제는 빨리 포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신 이 일을 잊어버리고 재기하려는 노력을 경주해 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변호사.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