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은행싸움에 터지는 기업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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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7년 11월 부도를 낸 해태그룹의 정리건이 조만간 기업구조조정위원회
로 넘어간다.
채권은행중 하나인 서울은행이 16일 해태그룹 정상화 방안에 반대입장을
고수하자 채권은행단은 자진해서 이 안건을 구조조정위에 중재를 요청키로
했다.
자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수 없으니 알아서 처리해 달라는 "백기"식
건의인 셈이다.
정부의 지나친 간섭에 반발하며 "자율경영"을 주창해온 이전과는 분명
상반된 태도이다.
물론 해태그룹이 안고 있는 총부채가 2조3천억원을 넘고 문제 해결에 참여
하는 이해 당사자가 너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결정에 납득이 가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한푼이라도 더받아 내기 위한 채권 금융회사들간 다툼으로 17개월간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점에서 "무책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운 실정이
다.
실제로 채권단은 담보대출을 주로 한 제 1금융권과 비담보대출 위주의 2,3
금융권간 이해 관계의 정리, 그리고 해태제과의 출자전환 문제등으로 수개월
을 보낸후 지난해 8월에야 간신히 그룹정상화 방안을 만들어냈다.
이후 그룹 계열사의 인수 파트너를 찾느라 또다시 수개월을 허비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초 해태음료를 제일제당에 넘기기로 하고 열린 지난 2월의
채권단회의는 그러나 국민은행이란 뜻밖의 복병등장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과 해태그룹의 설득으로 가까스로 국민은행의 찬성을
얻어냈으나 이번에는 서울/제일은행 등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승인을
거부하고 나서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문제는 은행들간 이같은 이권다툼으로 해태그룹 임직원들은 속이 바짝바짝
타고있다는 사실이다.
음료의 매각과 제과의 출자전환 없이는 구조조정을 발빠르게 마무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초 해태제과 주식을 90% 감자했으며 박건배회장도 자신의 비준을 모두
처분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온 그룹 임직원들은 불안감과 허탈감에
휩싸여 있다.
음료를 인수하려는 제일제당측도 채권은행단의 승인이 빠리 나지 않으면
음료의 성수기인 봄장사를 본격적으로 하기가 불가능한 처지에 몰려 있다.
이는 해태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자 기업관련 결정을 내리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마디로 금융기관의 내부 문제로 기업들의 등만 터지는 형국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 김영규 유통부 기자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0일자 ).
로 넘어간다.
채권은행중 하나인 서울은행이 16일 해태그룹 정상화 방안에 반대입장을
고수하자 채권은행단은 자진해서 이 안건을 구조조정위에 중재를 요청키로
했다.
자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수 없으니 알아서 처리해 달라는 "백기"식
건의인 셈이다.
정부의 지나친 간섭에 반발하며 "자율경영"을 주창해온 이전과는 분명
상반된 태도이다.
물론 해태그룹이 안고 있는 총부채가 2조3천억원을 넘고 문제 해결에 참여
하는 이해 당사자가 너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결정에 납득이 가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한푼이라도 더받아 내기 위한 채권 금융회사들간 다툼으로 17개월간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점에서 "무책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운 실정이
다.
실제로 채권단은 담보대출을 주로 한 제 1금융권과 비담보대출 위주의 2,3
금융권간 이해 관계의 정리, 그리고 해태제과의 출자전환 문제등으로 수개월
을 보낸후 지난해 8월에야 간신히 그룹정상화 방안을 만들어냈다.
이후 그룹 계열사의 인수 파트너를 찾느라 또다시 수개월을 허비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초 해태음료를 제일제당에 넘기기로 하고 열린 지난 2월의
채권단회의는 그러나 국민은행이란 뜻밖의 복병등장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과 해태그룹의 설득으로 가까스로 국민은행의 찬성을
얻어냈으나 이번에는 서울/제일은행 등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승인을
거부하고 나서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문제는 은행들간 이같은 이권다툼으로 해태그룹 임직원들은 속이 바짝바짝
타고있다는 사실이다.
음료의 매각과 제과의 출자전환 없이는 구조조정을 발빠르게 마무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초 해태제과 주식을 90% 감자했으며 박건배회장도 자신의 비준을 모두
처분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온 그룹 임직원들은 불안감과 허탈감에
휩싸여 있다.
음료를 인수하려는 제일제당측도 채권은행단의 승인이 빠리 나지 않으면
음료의 성수기인 봄장사를 본격적으로 하기가 불가능한 처지에 몰려 있다.
이는 해태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자 기업관련 결정을 내리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마디로 금융기관의 내부 문제로 기업들의 등만 터지는 형국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 김영규 유통부 기자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