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예정대로 오는 10월 영월댐 건설공사를 강행할 경우 기억속
으로 사라져 버릴 동강.

강원도 정선 평창 영월 등 3개 지역을 거쳐 흐르는 "자연의 보고" 동강의
아름다운 모습이 시청자들의 곁을 찾아간다.

KBS가 창사특집으로 마련한 자연다큐멘터리 "동강"(연출 안희구)이 3일
오후10시15분 1TV를 통해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에선 지난해 3월부터 1년동안 동강 곳곳을 훑으며 카메라에
담아온 많은 진귀한 장면들이 공개된다.

천연기념물 2백59호인 어름치가 산란탑을 쌓는 전과정을 수중 리모콘
카메라로 촬영해 보여준다.

제작진은 특히 어름치가 산란을 마친후 돌탑을 쌓는다는 기존의 학설과 달리
5차례에 걸쳐 알을 낳는 사이사이에 층층이 돌을 쌓아올리는 사실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겨울 철새인 비오리가 텃새로 변해 동강 지역에 정착한 현장도 소개한다.

비오리 새끼들이 어미를 따라 50m 높이의 절벽에서 처음으로 둥지를 떠나
날아가는 감동적인 장면도 카메라에 포착했다.

이 프로그램은 자연 파괴뿐 아니라 안전성 때문에 영월댐 건설에 반대해온
환경운동단체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도 담았다.

제작진은 동강 본류 바닥 곳곳에 분포된 용천수 분출 지역을 무려 30여군데
나 발견했다.

이밖에 30여년전 외국에서 들여온 무지개송어가 동강을 새 보금자리로 삼아
산란과 부화를 거듭하며 토착화한 현장과 동굴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작을 위해 2백여일을 동강에서 살다시피했다는 안PD는 "총 51km 중 20km
이상이 접근금지 구역일 정도로 동강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이 댐 건설로 물속에 잠기는 것은 큰 손실"
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