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외부 전문가에 대한 문호개방과 실적위주의 능력급제를
골자로 하는 새 인사제도를 도입,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전경련은 사무국을 재계를 선도하는 "싱크탱크"로 만들기 위해 연공서열제
를 과감히 탈피하는 등 시장경제원리를 적용한 신 인사제도를 마련, 지난
20일 실시한 정기 승진.전보인사에 적용했다.

전경련의 변신이 시작된 것이다.

내달 1일자로 단행된 이번 인사에서 전경련은 이같은 원칙에 따라
기아자동차 전무를 지낸 정태승씨를 기획담당 전무로 뽑는 등 외부 전문가
6명을 임원 및 팀장으로 스카우트했다.

기존 임원 8명 가운데 3명은 관련 기관 파견 등의 형식으로 사실상 퇴임
시켰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 사무국을 국책 및 민간연구소나 외국계 컨설팅업체
및 회계법인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전문가 조직으로 재편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외부 전문가를 수시 특채하고 직원 중에서도 능력있는 인재는 과감히
발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를 위해 전보인사도 각 팀장들이 내놓은 사업계획을 보고 직원들
이 응모하는 "사내 공모제" 형식으로 실시키로 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차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연봉제를 전사원
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경제단체의 맏형격인 전경련이 이처럼 사무국 개혁을 시도함에 따라 국내
경제단체에도 대대적인 개혁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의 이번 인사개혁은 이미 지난 11일 총회에서 발표한 "전경련 비전
2003"에서 예고됐다.

"비전 2003"의 골자는 국가적인 과제인 기업개혁을 완성하고 새로운 세기를
선도하기 위해선 "재계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선 재계의 체질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조직으로 사무국이 먼저
개혁해야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충격조치로 전경련은 "외부 수혈"을 택했다.

이번 인사에 포함안된 하위직과 부설 기관 채용자를 포함하면 외부에서 온
사람이 전체의 10%인 13명에 달한다.

사무국의 "순 혈통주의"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다행히 전반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급 전문인력은 "잉여" 상태였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현직 연구원들을 포함 박사급을 6명이나 스카우트한
것도 IMF체제가 아니었으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업 정부 민간연구소 출신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전문적인 지식이
더해지면 전경련 사무국의 변신은 속도가 붙을 수 밖에 없다.

전경련은 이와 동시에 실적이 좋은 40여명을 대거 승진(하위직 포함)시켜
능력주의가 말뿐이 아닌 대세임을 분명히 했다.

전경련은 이에 앞서 지난해말에도 1백~3백%의 상여금을 실적대로 차등지급
했었다.

전경련은 이같은 인사와 연계해 앞으로 조직도 탄력적으로 끌어갈 예정이다.

큰 틀은 임원->본부장->팀장으로 이어지는 기존 조직을 그대로 가져 가지만
팀의 경우는 언제든 필요하면 새로 만들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도 금융팀 조세재정팀 사회공헌팀 사업개발팀 등이 신설됐다.

한편 전경련은 지난 20일 36명에 대한 신규 채용 및 승진.전보인사를 실시
했다.

기획담당이었던 유한수 전무는 총괄 전무로 보직이 바뀌었다.

기획담당에는 상공부 국장까지 지내다 기아로 옮겨 유럽판매법인장과 기획
총괄담당 전무를 역임한 정태승씨를 채용했다.

산업담당인 조사2본부장(상무)에는 영국 셰필드대 공학박사인 이인열
강원산업 이사가, 경제 및 금융담당인 조사1본부장(상무보)에는 미국
퍼듀대 경제학 박사인 김석중 금융감독위 자문위원이 각각 영입됐다.

금융팀장과 조세재정팀장에는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연구위원인 허두회
(경제학박사) 김영철(공인회계사)씨가 각각 채용됐다.

기존 임원 가운데 전상열 전무는 광고주협회 부회장으로, 조철주 기획담당
상무보는 국제산업협력재단 사무차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담당 김태일 상무는 보좌역으로 전보돼 사실상 현업에서 물러났다.

[ 전경련 인사 내용 ]

< 임원 >

<>총괄전무 유한수
<>기획담당 전무 정태승
<>국제담당 상무 배이동
<>홍보담당 상무 이용환
<>사업 및 지원담당 상무 이형만

< 본부장 >

<>조사1(상무보) 김석중
<>조사2(상무) 이인열
<>국제(부장) 장국현
<>기획(상무보) 이승철
<>홍보(상무보) 권오용
<>사업(상무) 정의규
<>지원(상무보) 박종선
<>보좌역(상무) 김태일
<>감사(상무보) 형동우

< 팀장 >

<>경제조사 유재준
<>금융 허두회
<>기업경영 이병욱
<>조세재정 김영철
<>산업조사 강호영
<>규제개혁 신종익
<>경쟁력강화 최정기
<>경제협력 박대식
<>지역정책 원용득
<>국제경제 정현
<>기획 이성환
<>사업개발 이갑수
<>홍보 정대순
<>사회공헌 이승희
<>인사 전동선
<>경리 최원식
<>총무 윤희경
<>정보자료 이세인
<>회원사업 변대환
<>회관사업 국성호
<>비서 조성하
<>뉴욕사무소 임호균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