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만들어낸 국내 첫 체세포복제 송아지는 국내
동물복제 연구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입증한 쾌거로 평가된다.

또 그동안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 국내 생명과학분야 연구를 크게 활성화
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팀이 복제 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키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영국
로슬린연구소 연구팀이 복제 양 "돌리"를 만든 것과 같다.

이미 미국 일본등에서는 생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체세포 복제술을 이용해
잇따라 복제동물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미국에서는 사람과 다른 동물의 배세포를 융합하는 기술을 실험에 응용하고
있다.

이른바 반인반수의 "키메라" 제조법이다.

지금까지 국내의 동물복제 연구는 주로 수정란 이식이나 형질전환 기술을
이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지난 97년 생명공학연구소가 탄생시킨 복제 소 "보람이"나 98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성공한 복제 염소 "메디"도 모두 유전자
이식을 통한 형질전환 방법을 이용했다.

이번에 황교수팀이 활용한 방법은 동물복제기술로는 가장 어려운 체세포
복제술이다.

이번 성과가 국내 생명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특히 황 교수팀이 다른 소에서 채취한 난자의 핵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난자파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새로 개발한 스퀴징법(Squeezing Method)은
기존 체세포 복제술보다 한 단계 앞선 획기적인 것이다.

황 교수팀의 체세포 복제연구성과는 앞으로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서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복제 송아지에 적용된 기술은 품질이 우수한 한우와 젖소의 대량생산 등
축산업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 생명과학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당뇨병 등과 같은 난치병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기반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

황 교수팀은 인간복제도 시도만 하면 언제든지 가능한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통제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생명복제
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될 경우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복제에 대한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