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계열사로 편입돼 있는 보광그룹 분리작업에 착수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계열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은 최근 (주)보광과
서울 이태원소재 제일비바빌딩을 6백92억5천만원에 매입키로 계약을 맺었다.

제일비바빌딩은 토지 9백28평, 건평 7천5백평의 지하 2층, 지상 12층규모
건물로 비바백화점을 개조한 것이다.

현재 제일비바빌딩을 임대중인 제일기획은 이달중 잔금지불을 완료할
예정으로 매입후 사옥으로 활용키로 했다.

삼성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사옥을 사들인 것은 보광을 지원하는
동시에 보광을 그룹에서 분리시키는 전초작업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광은 이건희 삼성회장의 처남인 홍석현씨 집안 소유로 편의점인
"훼밀리 마트"등을 운영하고 있다.

보광창업투자등 1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보광그룹은 오너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삼성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공정거래법상 삼성
계열에 포함된 상태다.

삼성은 이번 사옥매입에 이어 보광보유 삼성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협상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와관련, 삼성 그룹구조조정본부의 관계자는 "가능한한 빨리 보광을
분리시킨다는 계획아래 현재 구체적 작업에 돌입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기업의 보유자산 매각이 활발한 와중에
대규모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구조조정과 역행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삼성은 지난해 상반기 제일비바빌딩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바
있어 이번 매입은 약속을 어기는 셈이 된다.

삼성이 보광 소유 제일비바빌딩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은 보광이 삼성
계열로 분류돼 있는데서 비롯됐다.

또 올해 1백50여명의 임직원을 감원한 제일기획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사옥을 매입한 것은 이해할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2000년에 대비하려면 사옥이 있어야 한다고 이사회에서
결정해 부동산을 사게됐다"고 밝혔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