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3백20만여명이 직장을 한번 이상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월 학교를 졸업한 신규 실업자중 90.7%가 일자리를 찾지 못했거나
일자리가 부적합해서 사실상 실직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통계청이 실업대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9월중
처음으로 실시한 취업자와 실업자에 대한 부가조사 결과 밝혀졌다.

<> 무너진 평생 직장 =지난 9월 취업자 2천5만명중 IMF체제 직전인 지난해
10월 이후에 직장을 옮긴 경험이 있는 사람은 모두 3백18만6천명.

전체 취업자의 15.9%에 달한다.

전직자 대부분은 같은 직종에 재취업을 했으나 현재 농림어업의 경우
66.7%, 전기.운수.창고.금융업은 66.7%가 다른 분야에서 옮겨온 사람이다.

직장을 옮긴 상용직 근로자중 28.1%는 임시직 근로자로, 9.7%는 일용직
근로자로 옮겨 전반적으로 지위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1개월 미만 71.2%, 2개월 미만 14.4%, 3개월
이상 14.5%였다.

대부분 1개월 이내에 다시 직장을 얻은 셈이다.

<> 빚까지 얻어 생계유지 =실업자의 절반가량은 저축자금이나 퇴직금
부동산처분 자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빚까지 얻어 살림을 꾸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 9월 실업자 1백57만2천명중 가구주가 실업자인 71만9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3%는 저축 등으로 생계를 유지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배우자의 소득(19.5%) 친.인척보조(9.7%) 등이었고 빚을 얻는
경우도 7.0%나 됐다.

<> 그래도 조건은 따진다 =취업이 안되는 이유로 일거리가 없다는 답변이
54.6%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교육.기술 부적합이 17.3%, 근무환경 부적합(6.2%) 임금수준 부적합
(2.9%) 근로시간 부적합(2.7%) 등 조건이 안맞다는 응답도 29.1%에 달했다.

그나마 찾은 일자리더라도 본인의 희망사항과 맞지 않으면 취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D업종이 여전히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로 풀이된다.

대졸 이상의 경우 본인 희망과 맞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43.6%로 매우 높아
고학력일수록 취업조건을 많이 따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