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대기업과는 달리 중견.중소기업들은 방향을
잡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가운데 2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구조조정기에 처한 한국
중견.중소기업 경영전략 세미나"는 기업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대표적인 한국통인 교수 기업인 연구원들이 대거 강사로 나섰기 때문.

세미나에서 강사들은 한국기업이 메카트로닉스를 뒷받침하는 메커니즘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미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일본기업들의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한산업협력재단이 주최하고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지점이 주관하며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 세미나는 28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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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기술전략 ]]

핫도리 다미오 < 동지사대학 교수 >

97년 12월이후 한국경제는 급속한 침체상황에 빠져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외여건불안 금융및
기업구조조정 가속화로 경기는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금년 7월의 생산지수는 전월에 비해서도 6.1% 떨어졌다.

95년을 100으로 한 지수는 67.3까지 하락했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35.5%가 낮아진 것.

참으로 심각한 수치다.

본인은 10개 중소기업을 방문, 임직원들과 인터뷰했다.

예외적으로 호조를 보인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가동률이 30% 가까이
떨어지고 종업원도 감소했다.

자금조달이 가능하긴 하지만 담보의 확대설정이나 어음할인폭 삭감등
곤란한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알수 있었다.

과대설비투자가 없는 기업(이는 채무가 과다한 것을 말한다) 확실한
수출대상을 확보하고 외화로 대금을 받을수 있는 기업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 경영혁신에 성공한 기업은 비교적 양호한 업적을 올리고 있었다.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엔고
원저"현상이 지속되리라는 착각이 한가지 원인이었다.

또 하나는 기술고도화에 대한 착각이다.

한국이 생산하는 제품중 자동차 가전제품 반도체등은 일본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다.

문제는 대부분이 수입설비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제품고도화=기술고도화"라는 생각은 큰 착각인 것이다.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전략은 어떠해야 하는가.

한마디로 메카트로닉스를 뒷받침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전자제어와 정밀한 메커니즘이 합체된 PC프린터가 있다고 하자.

도트프린터가 잉크제트로 바뀌었을때 한국의 프린터업체는 노즐을
일본에서 수입할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복사기의 경우는 드럼을 수입에 의존할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메카트로닉스는 메커니즘에 의해 지탱되고 고도의
정확성과 정밀성을 갖춘 메커니즘이 실현되지 않으면, 혹은 그것을 끌어낼
숙련기술이 없다면 메카트로닉스의 고도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추구하는 것은 숙련기술을 육성하는 것 이상의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숙련 장인기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선발국의 쇠퇴가 현저하다.

일본의 경우 기능의 집적지라고 하는 케이힌 지구의 쇠퇴가 위기감을 갖고
거론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기초적인 숙련을 요하는 기능의 쇠퇴가 거론된지 오래됐다.

한국은 산업의 기초로서 부품 또는 메카트로닉스를 지탱하는 메커니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본격적인 육성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정리=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