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의 계열사간 채무보증 규모가 전체적으로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룹의 주력기업체들이 계열사에 선 채무보증규모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자본금이 큰 우량기업이 그룹전체를 위해 부담을 떠안는 관행이 근절되지는
않은 탓이다.

<> 계열사간 채무보증 무엇이 문제인가 =일부 기업들은 계열사간 채무보증
을 통해 규모를 키워 왔다.

경영실적이 형편없더라도 유력 그룹 계열사이기만 하면 돈을 빌릴수 있었다.

이는 자금을 대그룹쪽으로 집중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돼 온 것이다.

하지만 요즘같은 구조조정기에는 채무보증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예로 한 그룹이 계열사중 실적이 나쁜 A기업을 퇴출시키려고 하면 A기업과
다른 계열사간 채무보증을 해소해야 한다.

거미줄처럼 서로 얽히고 설킨 채무보증 때문에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셈이다.

따라서 기업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빚보증을 해소하는 일이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공정위는 지난 2월 공정거래법을 개정, 3월말까지 채무보증규모를 자기자본
1백% 이내로 줄이도록 했다.

지난 4월1일이후부터 신규보증을 완전 금지하고 오는 2000년 3월말까지
채무보증을 모두 해소하도록 했다.

<> 현재 상황 =지난 4월1일 현재 30대 그룹의 규제대상 채무보증액
26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30대 그룹 자기자본의 39.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지난해 47.7%보다는 8.2%포인트 낮아졌다.

상위그룹들도 대부분 자기자본대비 채무보증비율이 50% 미만으로 상당히
줄어들었다.

현대는 29.75%, 삼성은 16.88%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면 각 그룹의 채무보증 상위 3개사가 차지하는 채무보증액이 전체 85.5%
나 돼 1년전보다 오히려 2.2%포인트 증가했다.

경기악화 등으로 계열사들의 자금조달이 전체적으로 어렵게 되자 주력
기업들이 계열사들의 자금조달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결과로 볼 수 있다.

<> 해소 전망 =30대그룹이 해소해야 할 23조9천억원(8월 현재)중 80.7%인
21조7천억원은 2000년말까지 채무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이다.

기업들이 돈만 제때 갚으면 보증도 자연 해지되는 것이다.

정부도 빚보증 해소를 위해 금융기관이 중복 과다보증을 요구하는 행위나
채무보증을 서야만 대출해주는 관행을 금지할 방침이다.

또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행위 조사와 함께 부실계열사 퇴출작업이
원활해진다면 빚보증해소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