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SK(주)대표이사 부사장은 지난 92년 (주)선경
경영기획실 부장을 시작으로 그룹내에서 경영수업을 쌓아 왔다.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박사과정을 밟다가 부친의 부름을 받고 귀국,
경영에 참여했다.

당시 그의 나이 32세였다.

그 이후 (주)선경 이사겸 경영기획실 사업개발팀장, (주)선경.(주)유공
상무겸 경영기획실 사업개발팀장을 거쳐 97년12월부터 SK(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최 부사장의 업무스타일은 한마디로 합리적이라는게 그룹내 중평이다.

업무스타일이 합리적인데는 정상적인 가정및 학교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신일고(79년졸), 고대 물리학과(83년졸), 시카고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수료
등 주요 학력에서 볼수 있듯이 정상적인 교육이 그를 합리적인 경영인으로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 공부한 점 역시 서구적 합리주의를 몸에 익히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여기에는 작고한 부모의 영향도 컸다.

부모가 모두 시카고대에서 유학한 한국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데다가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해온게 자식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고 최회장은 평소 집에서 자식들과 토론을 즐기며 자식들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등 민주적으로 교육시켜 왔다는 것.

최 부사장의 합리주의는 얼마전 참여연대 등이 SK텔레콤의 대한텔레콤
지원을 부당내부거래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깨끗하게 승복한데서 진가를
발휘했다.

최 부사장은 성격이 소탈한 것으로도 그룹내에서 정평이 나 있다.

재벌2세 치고는 생활이 검소하고 별로 모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

나이 많은 임원들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을 정도로 몸가짐이 조심
스럽다는게 SK 관계자들의 얘기다.

일에 대한 욕심 또한 굉장해 회사에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중 한 사람
이라고 주위에서는 말한다.

그는 지난 4월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나 기업 모두 개혁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며 "나로서는 기존의 스타일을 답습하지 않고
현재의 경영에 서양식 경영기법을 추가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 나갈 것"
이라고 경영철학을 밝혔다.

올해 38세인 그는 시카고 유학시절 만난 전 노태우대통령 장녀 소영씨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 최완수 기자 wan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