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장사꾼이 아니라 벤처사업가가 되겠다"

최근 X선 필름을 대체할수 있는 화상정보관리시스템(PACS)을 내놓고
본격적인 제조업에 뛰어든 대성메디테크 이봉순(43) 사장의 각오다.

벤처업계에 그리 많지않은 여성경영인대열에 합류한 이 사장은 한대에
20억~40억원이나 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내놨다.

그것도 순수한 국내기술로 만들어 냈다.

이 사장이 의료기기 관련사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3년.

신성메디칼을 설립, X선 필름을 일본 코닥사에서 들여와 병원에 고정적으로
공급해 왔다.

제품 인지도에 힘입어 연간 30억원의 매출을 올릴수 있었다.

그러나 남다른 모험심과 추진력을 지닌 이 사장은 단순 판매업에 안주하지
않았다.

선진국에서 이미 상용화되고 있는 PACS로 승부수를 던져야겠다며 96년
대성메디테크를 설립했다.

"국내 50여개 병원들과 좋은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개발만 한다면
판매는 자신이 있었던 거지요"

사업전망에 확신이 섰다는 얘기다.

대성은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연구시설비 4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최근
사내 컴퓨터프로그래머들로만 PACS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PACS란 필름판독 결과를 전산화하고 필름을 영상처리하는 시스템.

방사선 촬영장치 영상방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발전하면서 상용화된
이 시스템은 촬영 즉시 영상재현이 가능하고 영상을 자유자재로 재구성해
진단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영상들을 컴퓨터 단말기에 입력 저장한후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게
되면 병실 및 외래에서 입력된 영상과 판독 소견 결과를 즉시 볼 수 있다.

간호사들이 필름을 들고 왔다갔다 할 필요가 없고 진료시간도 훨씬 단축
된다.

대성은 최근 서울 을지병원등 몇몇 병원에서 가진 PACS 시연회에서 호평
받음에 따라 이달부터 공급에 나섰다.

이 제품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채택하고 있어 한국의 병원실정에
알맞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02)3445-2237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