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재활의 기쁨과 장애의 절망이 교차하는 곳.

병원은 인간의 희노애락이 가장 솔직하게 투영되는 현장이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6mm 디지털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기록
병원24시"(KBS2 일요일 오후9시5분)가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있다.

독립제작사 제이프로가 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9시뉴스 방영시간과 같은
시간에 편성됐지만 소재에 따라 20%에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21일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이 다룬 내용은 장기이식, 간질과
백혈병 투병기, 레지던트의 24시간 등 7편.

사회적으로 민감한 "성전환수술"을 정면으로 다뤄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얼마전 세상을 떠난 영화배우 손창호씨의 투병기를 제작, 방영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편당 제작기간이 평균 6~7주에 이른다.

병원측의 협조를 얻기는 어렵지 않지만 환자나 가족의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촬영이 시작되면 담당PD는 한달가량 병원에서 먹고 자며 일한다.

지난 2일 방영된 "근혜의 백혈병 투병기"의 경우 촬영때마다 매번 몸과
카메라를 소독해야했기 때문에 PD가 아예 무균실에서 환자와 함께 지냈다.

곧 방영될 "국과수24시"를 담당한 PD는 시신부검장면을 다섯차례이상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야 했다.

이렇게 제작된 필름은 평균 55시간분량.

전체 촬영분을 보는데만도 3일이 걸린다.

이중 실제로 방영되는 것은 55분정도에 불과하다.

프로그램을 보고 감동받았다는 사람, 병원이름을 묻는 사람, 환자를 돕고
싶다는 사람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성전환수술"편이 나간후엔 "사귀고 싶은데 연락처를 알수 없느냐"는
전화도 걸려왔다고 한다.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작가 김주영씨는 "6mm 카메라는 세밀한 감정의
변화까지 담을수 있어 다큐멘터리 정신에 입각한 보다 사실적인 기록이
가능하다"며 "인간 본연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