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한국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던 동아시아수출이 격감한데다 해외시장
의 경쟁가열로인한 수출가격하락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7월중 동남아수출은 13.8%, 중국수출은 27.8%, 대일수출은 17.9% 감소했다.

이에반해 미국과 유럽(EU)에 대한 수출은 각각 1.9%와 18.2% 늘었지만
동아시아 감소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의 경우 작년 7월에 비해 21.1%, 석유화학 제품은
10.5%, 음향기니는 21.4%나 수출이 감소했다.

한국의 수출특화상품인 컬러 TV도 작년7월에 비해 10.7%나 줄었다.

경공업 제품도 기대이하다.

플라스틱제품(-21.9%) 모피제품(-20.6%) 완구.인형(-61.9%) 등 주력치고
감소하지 않은 것이 드물다.

섬유제품 타이어 등이 호조를 보였지만 통상마찰우려로 더이상 밀어내기
힘든 상황이다.

수출금융경색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것도 수출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7월30일 현재 수출환어음 매입잔액은 IMF 직전의 76.1%, 수입신용장개설
잔액은 70.8%에 머물렀다.

기업부도증가로 인한 수출기반의 붕괴도 수출에 결정적인 타격을 미쳤다.

최근들어 원화가치가 경쟁국에 비해 절대강세를 보인 것도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등의 통화가치가 연초에 비해 5-9.4% 떨어진데 반해
한국의 원화는 오히려 14.5% 올랐다.

한국의 수출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선진국들이 다투어 수입규제를 강화
하고 있는 것도 수출의 걸림돌이다.

미국은 업계중심으로 지난 3월이후 스텐레스 강선 등 3건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했고 유럽연합(EU)은 반도체에 대해 반덤핑제소를 한데 이어 자동차
에 대해서도 제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들어선 인도네시아(석도강판) 태국(H형강) 말레이시아(골심지)
필리핀(석도강판) 등 아시아의 교역상대국과도 통상마찰이 급증하고 있다.

노사분규도 한몫을 했다.

현대 대우 등 자동차업계의 분규로 지난 한달동안 자동차수출이 3만9천대,
약 2억8천만달러 상당의 차질을 빚었다.

* 수입감소 현황 = 원유 납사 목재 철강류 섬유원료 원피 원면 등 대부분의
원자재수입이 평균 39.3%나 줄었다.

이중엔 수출용원자재도 많아 향후 수출전망을 어둡게 한다.

자본재도 내수와 수출침체로 인한 투자부진으로 작년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8.3%나 격감했다.

일반기계 정밀기계 수송시계 등 기계류수입은 하나같이 큰폭으로 줄었고
무선통신기기 부품정도만 수입이 늘었다.

소비재수입은 사상 최악의 소비감소세를 반영, 수입감소율이 43.8%에
달했다.

컬러 TV 냉장고 VTR 승용차 휴대폰등 수입주력의 감소율은 무려 83.5-
99.2%를 기록했다.

골프채 보석류수입도 각각 77.8%와 68.4%나 줄어 부유층의 소비도 침체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미국 유럽 등 수출증가율이 높은 선진국들로부터의 수입감소율이
45.2%로 전체 평균(43.7%)을 웃돌았다.

미국의 경우 수입감소율이 44%에 달했고 유럽의 경우 마이너스 53.7%를
기록, 이 지역에 대한 수출급증과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런 교역패턴으로 인해 선진국들이 한국상품에 대한 보복적인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동남아국가로부터의 수입도 30.5%나 줄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
에서의 수입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국내 경기침체로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의 수입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