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은행의 업무마비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 은행과 거래하는 기업과 고객들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예금인출과 어음및 수표처리등에 대해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일선
창구에서는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다.

아무런 준비없이 퇴출은행을 발표함으로써 거래고객들만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정부가 당초 약속했던 예금인출및 결제기능이 올스톱됨에 따라
정부의 신뢰도에도 금이 가고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퇴출은행 거래방법을 알아본다.

<>예금인출=당초 정부는 퇴출은행의 예금인출이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의 전산망다운으로 예금인출은 사실상 중단됐다.

정부는 부랴부랴 <>27일 잔액이 통장에 표시돼 있는 경우 수기로 예금을
지급하고 <>소액인출 요구자가 보증인을 세울 경우 즉시 지급하며
<>공공기관등의 인출요구는 신용으로 예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런 지시는 적어도 30일까지는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정부발표만 믿고 거래은행을 찾았던 고객들은 대부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은행들은 28일 자동화기기를 통해 예금이 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상황에서 통장잔액만 믿고 예금을 지급하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펄쩍 뛰고 있다.

국민 신한은행 등에선 3백만원이하의 잔액을 가진 개인에 한해 예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섰지만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퇴출은행의 예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우선 소액을 중심으로
인출여부를 타진해보는게 좋다.

그보다는 전산망이 정상화될때까지 찾지 못한다고 생각하는게 나을듯
싶다.

<>자기앞수표=퇴출은행이 발행한 자기앞수표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정부는 자기앞수표에 한해서만 모든 은행이 이를 받아 정상적으로
교환토록 했다.

따라서 자기앞수표를 현금화 하는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은행들이 당장 퇴출은행의 자기앞수표를 받아준다고 장담할수는
없다.

정부는 30일오후 1시가 돼서야 "퇴출은행의 자기앞수표를 받으라"고
긴급지시했다.

그 전까지 모든 은행들은 "퇴출은행의 자기앞수표는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고시한채 일체 수납을 거절했었다.

특히 자기앞수표가 사고수표인지 확인할수 없는 상황이어서 은행들이
퇴출은행의 자기앞수표를 무조건 받아줄지는 아직 의문이다.

은행이 아닌 일반 상거래때는 퇴출은행의 자기앞수표를 사용하는걸
포기해야 할듯 하다.

롯데백화점을 비롯 대부분 상가가 퇴출은행의 자기앞수표를 거절하고
있어서다.

<>신용카드=지난 29일부터 동화 대동 동남은행에서 발급한 신용카드
사용이 중지되고 있다.

전산망이 중단된 상태라 승인이 안되기 때문이다.

비씨카드계열인 충청 경기은행의 카드 사용은 정상이다.

그러나 일반 상거래에서는 이들 은행 카드사용도 꺼리고 있다.

퇴출은행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 은행들은 전산망이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당좌수표및 약속어음=당분간 퇴출은행의 당좌수표및 약속어음 사용은
포기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29일 입금된 당좌수표및 약속어음을 어음교환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모든 은행이 퇴출은행의 수표및 어음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셈이다.

따라서 퇴출은행이 발행한 수표및 어음을 갖고 있는 기업은 당분간
현금화하기가 힘들다고 보면 된다.

특히 지난 29일 물품대금으로 퇴출은행의 당좌수표나 어음을 제시한
기업은 대금이 결제됐거니 안심하면 곤란하다.

29일이후 입금된 수표및 어음은 모두 입금이 안된 것으로 처리됐기 때문
이다.

그러나 지난 27일 입금된 수표어음은 모두 인수은행이 정상 결제했다.

<>중소기업 대출=퇴출은행의 당좌수표와 약속어음이 당분간이나마
휴지조각이 되면서 이들 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은 자금난에 봉착하게 됐다.

정부는 이들 기업에 대해선 인수은행으로 하여금 긴급자금을 지원토록
했다.

국민은행은 이에따라 대동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총2천억원의
긴급자금(업체당 최고 3천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지원이 원활히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거래업체에 대한 신용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뜻 돈을 지원할
은행은 많지 않아서다.

특히 퇴출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의 하청업체는 자금을 구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