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29일 상승제한폭까지 오르면서 암달러거래
가격이 달러당 1천10원대까지 폭등했다.

또 향후 환율상승을 의식한 일반인들이 달러사재기에 가세하면서 거주자
외화예금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남대문시장을 중심으로 포진한 암달러상의 거래가격은
달러당 1천10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는 이날 각은행들이 최종 재고시한 현찰매도율 9백76원선보다 무려 35원
가량 높은 것이다.

통상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달러시세가 은행의 현찰매입.매도율보다 달러당
3~5원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때 최근 암달러가격은 열배가까이 오른 셈이다.

특히 이날오전 10시5분께 일찌감치 외환매매거래가 중지되면서 이 가격에도
미달러화를 구입하지 못하는 기현상까지 생겨났다.

현재 국내 암달러시장의 잠재적 규모는 30만~40만달러로 추산되고 있으나
최근 거래가 이뤄지는 규모는 10만달러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학생자녀 송금을 위해 남대문을 찾은 S씨는 "오늘 미달러화는 사실상
부르는게 값"이라며 "그나마 향후 환율상승을 의식한 암달러상들의 상혼으로
물량도 많지 않다"고 실정을 전했다.

한편 외국환은행들의 거주자 외화예금도 크게 늘어나 지난 3월말(43억달러)
이후 최고치인 45억달러에 육박하고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환율이 가격상승폭까지 올랐던 28일 하룻동안 외환은행은 3백만달러,
조흥은행은 2백만달러, 상업은행은 3백90만달러가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
됐다.

이같은 추세는 29일에도 이어져 은행별로 수백만달러의 외화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업체들이 수출대금을 전혀 시장에 내놓지않는
데다 일반인들까지 달러매입에 나서면서 외화예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안정심리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환투기 양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