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덕신항 광양항등 신항만 건설계획이 선박의 대형화추세를 반영하지
않은채 추진되고 있어 신항만이 완공되더라도 대형컨테이너선은 접안을
못하는등 항만시설이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해운산업연구원(KMI)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현재 세계
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선인 덴마크 머스크사의 6천TEU급 레지나머스크호를
기준으로 해 가덕신항과 광양항을 수심 15m의 항만으로 건설키로 하고 98년
부터 준설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는 머스크호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6천개를 적재했을 경우 물에 잠기는
배높이인 흘수가 14m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KMI와 업계는 그러나 원가절감등을 위한 선사들의 대형선투입추세로 미뤄
신항만이 완공되는 2011년이면 흘수가 15.2m인 8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이 국제정기선 항로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 최소한 16m의 수심을 유지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초대형 선박이 신항만에 들어오지 못할 경우 부산신항 광양항이 세계
기간항로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항만완공후 준설작업을 할 경우
미리 준설을 하는 것보다 비용부담이 10~20% 늘어나기 때문에 사전에 수심을
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롱비치, 네덜란드 로테르담, 스페인 알제시라스항등의 경우 대형선의
출현을 예상해 이미 16~16.8m의 수심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본 고베, 대만
기륭항등도 16m이상의 수심을 확보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게 KMI와 업계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가덕신항과 광양항은 척당 3기의 크레인이 작업을 하도록 설계돼
있으나 6천TEU급이상 컨테이너선의 경우 6기의 크레인이 동시 하역하도록
설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볼때 일부 선석이라도 크레인 6기 동시하역체제
를 갖춰야 한다는게 이들의 지적이다.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