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C통신과 인터넷을 포함한 국내 온라인 산업은 확고한 대중화의
터전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부분의 업종들이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았던 것과 대조적으로 PC통신업계
는 인터넷 열풍에 힘입어 매출및 가입자수가 연초 목표를 초과달성하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국내 PC통신 가입자수는 1백75만명을 넘어서 작년말의 72만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시장규모도 지난해 6백84억원에서 올해는 1천4백3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호황세를 타고 만년 적자업종으로 인식돼온 PC통신 업계가 올들어
줄줄이 흑자를 기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하이텔이 3년 내리 흑자행진을 벌인 것을 비롯해 천리안도 올해 흑자
원년을 맞을 전망이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신규가입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업체들이 회선증설에
경쟁적으로 나서 고속의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것도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또 기존의 문자서비스에서 음성 화상등을 지원하는등 멀티미디어 정보로
전환하는 서비스의 질적향상도 이뤘다.

한편 방대한 정보와 강력한 멀티미디어의 흡인력을 보인 인터넷은 올한해
정보통신계의 확고한 주역으로 떠올랐다.

한국전산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수는 7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말 38만6천명보다 2배정도 늘어난 수치다.

특히 기관 가입자수는 작년말보다 4배이상 늘어난 2천3백72개로 집계됐다.

한국통신 데이콤 아이네트등이 해외 ISP들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 인터넷 백본 구축과 국제 로밍 서비스에 본격 나선 것도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을 한단계 끌어올린 성과로 평가된다.

내년에는 ISDN(종합정보통신망)과 56Kbps급 모뎀등을 이용한 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인터넷 사용자들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폰 인터넷팩스 화상회의
멀티미디어채팅 인터넷방송등 풍부한 부가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용자 폭증에 따른 빈번한 접속중단과 통신의 두절사태라는 국내
온라인 업계의 고질병은 올해도 완전히 치유되지 못했다.

또 정보통신부가 올해말 데이터 전용망인 014XY 패킷망에 대한 통신료
인하정책을 내놓았으나 비싼 통신요금에 대한 네티즌들의 원성은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다.

새해도 온라인 업계의 성장세는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지만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 삼성데이타시스템 현대정보기술 한솔텔레콤 두산정보통신등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내년에는 쌍용정보통신 대우통신 한국이동통신등
대기업들의 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신규업체들의 참여에 따른 가격인하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 신규업체는 대부분 대기업 그룹을 배경으로한 막대한 자금력과
특화된 정보내용을 무기로 시장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정된 시장에서 몫을 다퉈야 하는 업체들로서는 정글의 법칙에
따라 적자생존의 절박한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존 대형 PC통신사들과 신규 ISP들중 3~4개만이 살아
남아 시장을 분할하는 구도를 그리게 될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러한 구도가 초기 윤곽을 잡아나가는 변혁의 시기가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 유병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