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브로커를 하면 얼마나 벌 수 있을까요"(이모씨.47.경기 안산)

"브로커자격 시험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책을 추천해주세요"
(신모씨.45.중앙부처 공무원)

본지가 보험중개인 시리즈를 시작하자 독자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우선 보험브로커제도가 탄생한 영국을 중심으로 브로커들의 활약상을
살펴보자.

500년 보험브로커 역사를 갖고 있는 영국.

해상 항공 육상운송기계등 기업성 보험시장은 대형 브로커의 독무대다.

전체 보험계약중 브로커를 통한 계약의 점유율 90%이상.

최근엔 그동안 브로커에게 금단의 벽으로 여겼던 가계성 손해보험과
생명보험도 중소형 브로커들이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94년의 경우 상해보험등 가계성 손해보험의 60%를 브로커들이 삼켰다.

보험사 판매사원(17%) 텔레마케팅(14%) 대리점(7%) 기타(2%)등을
제치고 당당히 수위에 오른 것.

자동차보험도 브로커가 먹기좋은 사냥감.

"당신의 자동차보험료를 깍아드립니다"

이런 광고가 영국의 신문 잡지를 도배하다시피 한다.

지난 69년 자동차보험료 자율화이후 브로커가게마다 전화문의가 빗발쳤다.

10년도 안돼 브로커가 기존 보험사대리점을 제쳤다.

현재 영국 자가용보험시장의 브로커 점유율은 50%이상.

자가용 소유자들이 두 차 걸러 한대씩 브로커를 통해 자동차보험을 들고
있는 셈.

생명보험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기업연금도 발빠른 보험
브로커군단이 거의 싹쓸이했다.

영국의 보험판매시장에선 브로커들이 대형복덕방을 차려놓든 "나홀로
브로커" 활동을 하든 장사가 된다는 얘기다.

천차만별인 5,000개의 브로커들이 종횡무진하는 미국보험시장도 실정은
비슷하다.

별처럼 떴다 사라지는 브로커까지 합치면 1만개를 넘는다.

그러면 우리나라에 내년 4월 브로커가 생기면 장사가 될까.

보험전문가들은 초기에는 대형 브로커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도의 보험전문지식과 외국어실력, 확실한 기업거래처등 3가지
필수조건을 갖춘 대형 브로커들이 기업보험시장을 장악할 것이다"

세계 3대 브로커회사인 알렉산더&알렉산더 한국대리점 최영식대표의
전망이다.

우리나라 기업보험시장의 연간보험료는 1조3,000억원 정도.

이중 연간 1억원이상의 보험료를 쓰는 기업체는 대략 1,100개다.

이런 한정된 기업보험시장을 놓고 대형 브로커들이 먹이싸움을 벌이다
보면자칫 수수료 덤핑도 예상된다.

결국 부동산중개인처럼 자격증이나 따놓고 보자는 일반인의 관심은
중소형 기업보험 물건이나 자동차보험등 가계성보험에 쏠릴 수 밖에 없다.

시리즈 3회엔 이같은 궁금증을 자세히 알아본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