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리듬에 맞춰 약을 복용하면 약효를 높일수 있다는 "크로노테라피"에
대한 연구가 요즘 미국에서 활발하다.

고전적인 약물학이론에 따르면 약물이 일정혈중농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질병에 따라 약물혈중농도가 주기적으로
변해야 오히려 약효를 높일수 있다는 이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테크노테라피이론에 따르면 천식은 잠들기 직전과 새벽4시께 호흡이
곤란한 발작을 일으킨다.

따라서 기관지확장제는 하루 복용량가운데 초저녁에 좀더 많이 복용해
밤중에 혈중약물농도가 최고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

위염 위궤양 환자는 오전1~2시께 가장 위산이 많이 분비된다.

따라서 H2 차단제(항히스타민제)등 위궤양치료제는 혈중약물농도가
이때에 최고가 되도록 약물을 복용한다.

체내의 부신피질호르몬은 이른 새벽부터 분비량이 증가해 오전 6~8시에
최고혈중농도에 이르고 서서히 감소해 오전중에 분비가 중지된다.

따라서 관절염 류머티즘질환 알레르기질환등으로 부신피질호르몬
(스테로이드 약물이라 불리며 소염진통과 면역억제등의 효과가 있음)제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부신이 쉬고 있는 오전중에 투약하는 것이 좋다.

반면 오후에는 부신이 다시 일을 시작해 부신피질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이때 약을 투여하면 오히려 분비기능을 둔화시켜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 일반인들이 이런 이론을 응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성수대웅제약부사장은 "약물마다 복용후 약물혈중농도가 최대치에
이르는 시간이 다르지만 하루에 한번 복용하는 약은 복용후 12시간만에,
하루에 2번 복용하는 약은 복용후 6시간만에 약효가 최고에 이른다고
불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이용해 테크노테라피이론을 응용할수 있지만 환자단독으로
실천하는 것은 금물이며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머티즘관절염은 아침 기상때 가장 아프다.

반면 골관절염은 아침에는 덜아프다가 주로 초저녁과 밤에 고통이
심해진다.

따라서 류머티즘관절염환자는 아침에 혈중약물농도가 최고에 이를수
있도록 하루에 2번 먹는 소염진통제를 자정께와 아침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골관절염환자 가운데 초저녁에 통증이 심한 사람은 정오께에, 밤에
통증이 심한 사람은 초저녁에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일수
있다.

혈압은 아침에 일어날때 급상승하고 이때 뇌졸중 심근경색등의
발생위험이 가장 높다.

따라서 혈압이 높은 아침에 혈중약물농도가 최고치에 도달하도록
하루에 한번 먹는 서방형고혈압치료제를 저녁밥 먹고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항생제는 오전11시에 먹는게 가장 좋다.

이때 체내 방어력이 가장 낮고 질병에 대한 정신적인 인내력이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체내에는 코르티손이라는 알레르기성쇼크를 억제하는 물질이 있다.

알레르기에 취약한 환자는 새로운 약물을 복용하거나 주사맞을때
코르티손농도가 가장 높은 아침에 맞아야 쇼크를 줄일수 있다.

심혈관을 막고 경화시키는 과산화지질은 오후8~9시에 가장 왕성하게
합성되므로 초저녁에 지질용해제를 복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전부사장은 "외국에서는 크로노테라피이론이 이제 태동단계이지만
이를 응용하고 개인차를 감안해 맞춤약을 만들려는 연구바람이 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