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구역내통신망)으로 정보화를 이끈다"

쌍용정보통신 시스템연구소의 이춘길팀장(41)은 전산업계가 앞다퉈 깔고
있는 LAN의 국내기술을 선진수준으로 끌어 올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LAN은 정보화의 기반이다.

전자결재 전자사보등 모든 사내정보화가 LAN의 구축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다.

이팀장은 지난 85년 쌍용정보통신에 입사한 직후 1년간을 제외하곤 줄곧
LAN의 국산화에 매달려 왔다.

네트워크환경이 중시되면서 LAN이 각광받을 것이란 것을 간파한
때문이었다.

그는 우선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썼다.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으로 했던게 도움이 됐다.

LAN에서 전자우편을 주고 받는 프로그램등이 그가 개발한 LAN용
소프트웨어.

이팀장은 그러나 LAN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려면
소프트웨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LAN카드와 브리지등 장비개발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이때문이다.

남들보다 먼저 시작했던 기술개발이라 물어볼데가 없어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외국제품을 가져다 하나씩 뜯어 가면서 공부하듯 개발했다"고
들려줬다.

이런 고생끝에 대부분 국산으로는 첫 LAN장비들을 내놓았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마침 국내에 몰려들기 시작한 외국업체들과 경쟁이 되지 않았던것.

회사측은 LAN장비 사업을 중단시켰다.

이팀장은 소프트웨어쪽에 다시 주역해야했다.

LAN을 다양한 하드웨어 기종에 접속하는 에뮬레이터개발이 이때
이뤄졌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만으로 매출증가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는 그는 임원들을 설득, 지난 93년 LAN장비시장에 재차
뛰어 들었다.

이팀장은 PC를 LAN에 연결하는 장비인 허브를 내놓은데 이어 작년말에
LAN과 WAN(원거리통신망)을 접속하는 장비인 라우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라우터의 경우 안정성 시험을 거쳐 이달부터 영업에 들어갔다.

또 라우터와 허브를 통합한 러브까지 지난 6월에 개발, 국내
통신장비업계를 놀라게 했다.

러브는 LAN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려는 지방 중소기업들에게 적합한
장비로 평가되고 있다.

"외제 못지 않은 국산 LAN장비도 많습니다."

이팀장은 "국내에는 장비의 성능을 공인하는 기관이 없어 고객사들을
설들하기가 힘들다"며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시 국산장비를 쓰는등
정부가 앞장서서 국산제품 활성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