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환 < LG선물 대표이사 >

런던금속거래소(LME) 전기동 선물가격은 지난 5~6월 "스미토모" 사건으로
t당 2,600달러이상에서 1,790달러까지 폭락한 이후 9월초 한차례 강한
반등세를 보였으나 다시 밀리고 있다.

금년말 전기동 시세(3월물 기준)는 높게는 2,100달러, 낮게는 1,700달러로
전문가마다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LME 전기동시장에서는 "스미토모"의 LONG(매입) 포지션과 미국
헤지펀드의 SHORT(매도) 포지션 사이에 큰 싸움이 있어 왔다.

"스미토모"는 가격을 부추기려는 반면 펀드는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이들 포지션이 한번 움직일때마다 시장에서는 가격이 큰폭으로 출렁거렸다.

"스미토모" 사건이후 이 회사가 갖고 있었던 대량의 선물 매입포지션을
누가 그리고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는지 세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미토모" 사건 이후 이 회사의 포지션은 서구 투자은행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다행히 LME시장을 안정시키려는 각계의 노력으로 조만간 메가 LONG과
메가 SHORT 사이에 대타협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이다.

다시 말하면 큰손들이 시장을 떠난다는 것이다.

큰손들이 떠난이후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향후 LME시세는 시장수급 등 "펀더멘탈"에 의해 움직이며 가격의 변동성도
훨씬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 "스미토모" 사건 이전 지난 몇년동안 전기동 가격은 인위적 시장
조작에 의해 과대평가 되었으며 동광산업자 등에게 매우 높은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이러한 높은 수익은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동광산 개발투자와 제련설비
확장을 불러 일으켰고 향후 2000년 까지는 전기동 공급이 수요를 크게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ME브랜드 전기동 생산원가(간접비용 포함)는 업체마다 차이가 있으나
평균 2,000~2,200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장기균형가격은 산업으로의 진입과 퇴출이 반복되면서 평균생산비용으로
수렴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시장가격은 수급상황에 따라 균형가격으로부터
괴리될수 있다.

현재 LME재고가 매우 낮은 수준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전기동
가격이 2,000달러 이상으로 재상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초과와 이에 따른 재고증가로 상당기간 장기균형가격 이하(1,700~1,900달러)
에서 머물 공산이 크다.

LME시장은 지난 몇년동안 "백워데이션"시장(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가격보다
높음)을 형성했다.

현재 "백워데이션" 시장에서 "콘탱고" 시장(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가격보다
낮음)으로의 전환기에 있는 LME시장은 단기적으로 다시 "백워데이션"이
되살아날수도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재고가 늘어나면서 "콘탱고" 시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