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영씨는 출근하자마자 컴퓨터화면에 뜬 국제 비철금속 가격동향을
체크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밤 국제 비철금속의 가격변동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 다음 외국 통신사들의 뉴스와 신문을 뒤적이며 국제선물시장의
분위기 파악에 들어간다.

구리 알루미늄등 비철금속과 금 은등 귀금속가격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사소한 문제도 놓쳐서는 안된다.

조씨는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향후 시장상황을 예측하고 고객에게
정보를 준다.

조씨는 LG선물에서 비철금속의 선물거래를 맡고 있는 딜러.

선물거래 딜러란 국내의 기업고객에게 어떤 물건을 어느시점에 사고 파는
것이 가장 유리한가에 대해 조언해주는 일을 한다.

비철금속등 1차상품은 국제정치 경제적인 상황에 민감하게 변하고
거래단위가 커서 한순간의 실수는 돌이킬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딜러는 생활자체가 긴장의 연속이다.

조씨는 올해초 편안하고 안락한 외국계 은행을 박차고 LG선물로
직장을 옮겼다.

뛰어난 영어실력과 은행경력이 인정되어 한달간의 실무교육만으로
바로 딜링룸에 투입됐다.

조씨의 전직 이유는 간단하다.

"독자적인 전문분야를 갖고 일에 한번 미쳐보고 싶다"는 것.

그는 한달에 두번꼴로 야근을 한다.

새벽 4시까지 국내수요자들과 선물시장브로커를 중개하느라 전화통과
씨름을 하고나면 몸은 파김치가 된다.

또 평일에도 기업고객들을 상대로 전화상담을 해주느라 눈코뜰새
없는 시간을 보낸다.

조씨는 자신의 조언이 맞아떨어져 고객이 큰 이익을 남겼을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어느새 그의 조언만을 원하는 팬도 생겼다.

조씨는 "국내에 선물거래소가 생기면 중개가 아닌 거래를 직접
해보고 싶다"며 "앞으로 1차상품보다는 거래규모가 큰 금융선물쪽을
다루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 손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