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상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롯데 현대등 서울지역 대형백화점들의 부산진출로 벼랑끝에 몰린
이지역 백화점들이 매장증설 신규점포개설등을 추진, 전면전에 돌입할
태세다.

태화 세원등 지역백화점이 주도하던 부산에 회오리바람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현대와 롯데가 이 지역에 백화점을 내면서 지역백화점들이 분할하던
기존구도가 깨져버렸다.

현대는 지난해 8월 부산 동구 범일동에 지상9층 지하6층 매장면적
6,300평(임대매장제외)의 백화점을 세웠다.

부산에서 가장 매출이 많은 태화백화점 매장의 1.7배 규모였다.

현대는 부산점을 고급백화점으로 운영하기 위해 고급인테리어로
치장하고 외국의 고가 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현대 부산점 최창곤영업총괄팀장은 "버버리 에스카다 구치등 외국브랜드와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가 부산주민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말한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국내최대규모의 백화점을 부산에 개점했다.

지상11층 지하5층에 매장면적 1만2,000평의 롯데 부산점은 9층부터
11층까지 3개층에 놀이시설인 스카이플라자까지 갖추었다.

롯데는 또 부산점 지하2층에 할인매장 L마트를 설치했다.

현대와 롯데의 부산점 개점은 이 지역에 태풍을 몰고왔다.

현대는 지난해 4개월여동안 97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롯데는 지난해말
20여일동안 400여억원어치를 팔았다.

올들어서는 롯데가 4월까지 1,260억원, 현대가 7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백화점이 4개월동안 2,000억원어치를 판 셈이다.

태화 세원 리베라 부산 신세화 미화당 유나등 부산지역 기존 7개백화점의
올1월부터 4월까지 매출액은 2,370여억원이다.

개점한지 반년여만에 현대와 롯데가 부산에서 46%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롯데와 현대의 급성장은 이 지역 백화점들의 매출감소로 이어졌다.

롯데백화점과 같은 상권에 있는 태화쇼핑은 올들어 4월까지 570억원어치를
파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까이 줄었다.

세원 리베라 부산 신세화등 다른 백화점들도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서울백화점들의 공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신세계는 오는 99년 해운대지구에 백화점을 짓는다.

유통사업참여를 선언한 (주)대우는 부산 리베라백화점을 인수,
재단장작업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같은 상황에 맞서 부산지역백화점들은 대형화와 다점포화로 정면대결에
나서고 있다.

태화쇼핑은 오는8월께 매장면적 4,000평규모의 신관을 오픈, 규모의
열세를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태화는 신관을 영캐주얼 영플라자 남성캐주얼등 새로운 감각의 매장으로
꾸며 차별화를 꾀하기로했다.

태화는 또 오는 98년9월 부산 북구 덕천동에 연면적 1만6,000평
매장면적 7,500평 규모의 2호점을 개점한다.

본격적인 다점포화를 통해 서울지역 백화점들의 공세를 막아낼 방침이다.

세원백화점도 동래구 온천동에 내년1월 지상13층 지하3층 매장면적8,800평
규모의 신관을 개점, 점포규모를 1만2,000평으로 늘린다.

세원은 또 (주)세원개발을 통해 할인점 "세원마트"사업에 나서고있다.

이밖에 신세화가 오는9월 사하구 괴정동에 백화점을 새로 개점할
예정이다.

미화당은 12월 매장증설작업에 착수키로 했다.

태화쇼핑의 이현구상무는"현대와 롯데의 진출로 부산지역 백화점매출이
지난해보다 70% 늘어났듯이 부산과 서울 백화점들간 공방속에 백화점상권이
더욱 커져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 현승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