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17일 공기업민영화를 포함한 과감한 공기업개혁을 강조함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공기업 민영화작업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당초 제시했던 시한을 넘긴 것들부터 다시 민영화를 추진하고
뒤로 미뤄져 있던 것들을 앞당기는 방안등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민영화노력이 빠른 시일내 결실을 맺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동안 민영화가 늦춰진 주요 요인이 정부의 의지부족이라기보다는 물량
공급확대로 인한 증시침체와 경제력집중에 대한에 있었기 때문이다.

또 <>가스공사의 경우 민영화방침 자체가 흔들리는등 대규모 기업의 민영화
방식을 확정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남해화학 국정교과서 전화
번호부등은 농민과 일부 중소기업등 이익집단들의 이해가 크게 걸려 있고
<>부국.한성금고 새한종금등은 원매자가 없는 형편이어서 민영화의 길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민영화를 과감하게 추진할 경우 증권시장이 고꾸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민영화작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같은 연결고리들을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가 공기업민영화
의 속도와 폭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민영화는 문민정부 출범초인 지난 93년 공기업의 경영효율향상을
통해 주요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의 "공기업민영화계획(94-98)"이
수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 "계획"의 골자는 <>민간이 효율적으로 사업을 수행할수 있거나 설립
목적을 달성한 58개 공기업을 민영화하고 <>설립시에 비해 기능이 축소
되거나 공기업간 기능이 유사.중복되는 10개 공기업을 통폐합한다는
것이었다.

주요 추진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공기업 민영화=정부가 대상으로 설정한 58개 공기업이 민영화스케쥴은
당초 94년 47개, 95년 5개, 96-98년 6개 순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민영화가 완료된 공기업은 16개에 불과하다.

유형별로는 <>경영권이 정부에서 민간기업으로 완전히 넘어간 대한중석
종합기술개발 토개공시설공단 한국비료 공영기업 기은전산개발 고속도로시설
공단등 7개사와 <>일부 정부보유지분의 매각이 이뤄진 이양탄좌
한성생명보험 한외종금 럭키금속 동부화학 내장산관광호텔등 9개사등이다.

현재 민영화 절차를 밟고 있는 것도 국민은행 남해화학 주택은행 이동통신
외환은행 국정교과서등 6개사에 불과하다.

정부는 올해도 민영화추진 대상기업을 선정해 놓고 있기는 하다.

담배인삼공사 기업은행 주택은행등 3개사는 올해 민영화방식을 확정, 98년
까지 민영화를 추진할 예정이고 남해화학 종합화학 한국신화등도 올해안까지
민영화방안을 연구하도록 산업연구원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와함께 <>부국.한성금고 새한종금 한국기업평가 건설자원공영 건설진흥
공단등 6개사는 입찰추진 또는 수의계약에 따라 매각하고 <>국민은행
외환은행 이동통신 한국통신등 4개사는 증시여건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매각
하며 <>대우중공업 기아특수강 동남은행 대동은행 평화은행등 5개사는 주가
가 적정수준을 회복하면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통.폐합=종합화학 원진레이온 주택경제연구원 주은건설 한국석유시추
경주관광개발 서남관광개발(94년) 석공.광진공,인삼수출공(95년) 한국송유관
(96-98년)등 10개사를 통합하거나 관련기관에 폐합시킨다는게 정부 목표다.

그동안 주택경제연구원 한국석유시추 인삼수출공사 서남관광개발등 4개사가
관련 기관에 폐합됐다.

또 원진레이온은 지난 2월 부지를 (주)부영에 3천6백70억원에 매각하는등
청산절차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석탄진흥공사와 광업진흥공사를 통합하는등 단계적으로 통.폐합작업
을 벌일 계획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