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세에게 시세를 물어보면 대답은 뻔하다.
한마디로 대세는 하락기로 기울고 있다는 대답을 내뱉고 있다.
이런 대답은 주식투자를 웬만큼 해보았다는 일반투자자 정도면 충분히
감지할수 있는 것이 지금의 분위기이다.
무엇을 보고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주가와 거래량을 표시해 장세의 판도를 그려주는 주가차트를
들여다보면 그런 모습이 확연하고 또 하나는 얼어붙을대로 얼어버린
시장주변의 심리상태가 그렇다.
그렇다면 향후 장세는 소위 기업의 내재가치나 경기의 방향, 금리수준,
인플레 등을 분석해서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나 외국인등의 판단여부가
좌우할수 밖에 없다고 볼수있다.
그러나 지금 이들의 입장은 아주 분명하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된 투자손실 보상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관투자가로서의 기능은 상당기간 마비상태라고 보아야 한다.
외국인들은 비교적 냉담하다고 보여진다.
간혹 외국인에 대한 우회섞인 분석을 보게되지만 기본적으로 국제적인
상승 분위기에 전혀 동조화하지 못해온 우리 증시에 대한 관심은 낮다고
보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한 생각이다.
오히려 시장주변에서 걱정하는 수급문제가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통화량규모나 실세금리 수준등을 볼때 지난 90년초반의 수급불균형 악령이
떠올려질 정도는 아니라고 볼수 있다.
그렇다면 얘기는 간단해진다.
외국인 한도 확대는 별 대책이 안될 것이란 점이고 결국 국내 여건의
변화속에서 주가의 방향을 읽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증시는 마치 장작불과 같다.
한번 불이 꺼지면 타다만 장작이 있어도 스스로 불을 지필줄 모르지만
작은 불씨만 있어도 불길을 이끌어낼수 있다.
지금 증시는 적어도 지난 93년부터 시작된 경기장세의 힘은 어느정도
남아있다고 본다.
문제는 갑자기 예상밖의 악재가 몰아닥쳐 불길이 꺼져버린 것이다.
지금은 작은 불씨만 있어도 다시 증시는 돌아갈수 있다.
따라서 지금 투자 심리에 자극을 줄수있는 최소한의 대책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아태경제연구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