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있는 삼양사 제당공장에는 전직 공장장과 공장장 후보가 2백50명이
나 된다.

이미 10여명이 공장장직을 거쳤고 앞으로 매주 2명씩 모두 2백40여명이 공
장장을 맡도록 예정돼 있다.

"일일 공장장".이 공장이 지난 7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전직원 간부화" 계
획의 결정판이다.

입사10년차이하 생산직 전사원이 한번씩 공장장을 맡아 경영진으로서 회사
업무를 보게 된다.

일일공장장들은 하루는 공장장실 출근으로 시작된다.

별도로 마련된 일일공장장석에서 집무를 시작한다.

붉은띠 3줄이 박힌 노란색의 "공장장"완장을 차고 현장 구석구석을 돌아다
닌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석카메라로 현장을 담고 "공장장의 권한으로" 해당부
서장에게 시정을 명령한다.

이제까지 이직종간 벽을 허물기 위해 사무직 사원들이 일정기간 생산직사
원과 함께 일하는 경우는 많았다.

그러나 생산직 사원들이 직접 최고 책임자역할을 맡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홍명세공장장(이사)은 "사원들이 스스로 "월급쟁이"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회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전사원이 경영을 책임지는 간부라는 의
식을 갖기 위해 일일공장장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일일공장장들은 이제까지 주로 <>현장내 청결활동 상태점검<>작업방법 불
합리점 발굴<>설비결함 발견 및 조치<>모범사원 추천등의 일을 해왔다.

예상보다 성과가 좋아 더 이상 문제점 위주로 업무를 해서는 "할 일"이 없
어지게 돼 앞으로는 생산성향상 품질관리 생산성향상문제 등에 중점을 둘 계
획이다.

일일공장장은 특히 고충처리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대형 트럭을 모는 운전기사들이 하루종일 긴바지를 입고 근무하는 것을 보
고 즉각 시정지시를 내렸다.

공장장의 눈으로 보니 직원들의 불편사항이 보였다"(제당부 주효준사원)
"주공장장"의 지시 덕분에 울산공장 대형트럭 기사들은 반바지를 입고 이번
여름을 시원하게 보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