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의 "탄약운반차" 구매기종 결정을 앞두고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육군이 내년 6월말까지 탄약운반차 6백대(대당 4억-4억5천만원)의
구매기종을 결정키로 하자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은 군관계자를 상대로
자사 기종의 성능과 가격 기동성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양사가 사운을 걸고 탄약운반차 수주에 뛰어든 이유는 이렇다.

육군이 어떤 구매모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부"또는 "전무"의 갈림길에
서기때문이다.

만일 승자가 되면 향후 몇년동안 2천5백억-3천억원 상당의 탄약운반차를
안정적으로 공급할수 있다.

양사가 군침을 흘릴만도 하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탈락할 경우 육군에 탄약운반차를 공급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수출 길까지 막힌다.

양사가 배수진을 치고 탄약운반차 수주에 나설수밖에 없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은 국방과학연구소의 주관하에 안흥에서
실시되고 있는 시험평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사는 각각 5명씩의 평가참관단을 파견하고 있다.

평가의 진행상황을 체크하기위한 것도 있지만 자사제품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삼성항공은 현재 육군 포병부대에 보급된 1만여문의 자주포가 자사제품임을
내세워 탄약운반차도 삼성항공이 공급해야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동일계열의 장비를 갖출때 부품과 공구의 수량이 줄어든다는 논리이다.

삼성항공은 동일계열일때 정비와 교육훈련비용도 절감된다고 밝힌다.

국방과학연구소의 기술평가와 육군의 운용기술평가에서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항공은 기술제휴선이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라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당분간 미국에 기술료를 주고 탄약운반차를 생산하지만 빠른 시일내에
독자모델을 개발, 해외수출에 나선다는게 삼성항공의 구상이다.

삼성항공 유성림특수사업담당이사는 "군전력을 향상시키기위해선 전투
장비와 지원장비의 보완체제 유지가 긴요하다"며 "동일계열의 장비를
사용할때 비용절감과 장비의 효율을 향상시킬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삼성항공의 주장에 대해서 대우중공업은 펄쩍 뛴다.

대우중공업은 지난 92년 탄약운반차의 공급권이 사실상 자사로 결정된
단계에서 삼성항공의 개입으로 백지화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현재 육군의 평가를 받는 탄약운반차의 파워도 대우중공업 제품이
5백20마력인데 반해 삼성항공은 4백50마력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든다.

탑재실탄도 대우중공업은 1백39발인데 반해 삼성항공은 1백12발로
열세라는 것이다.

대우중공업은 삼성항공의 "수출주장"에 대해선 미국기술제휴로 생산된
제품을 수출한다는것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한다.

삼성항공의 주장은 장비의 국산화라는 군의 기본방향과도 상반된다는게
대우중공업의 주장이다.

대우중공업 안효기특수사업담당이사는 "성능에서 앞설뿐만아니라 국산화
측면에서도 대우중공업이 높은 점수를 얻을수 있을것"이라며 "독자개발로
군의 전투력향상에 기여할수 있는 제품을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사의 수주경쟁이 치열해지자 국방부는 탄약운반차 모델선정의
전과정을 모두 전산화하는등 평가에 따른 잡음을 없앨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육군은 올연말까지 양사제품의 시험평가를 마친뒤 내년 1.4분기중에
모델지정을 완료, 내년하반기부터 기존 탄약운반차를 교체하거나 증강배치
한다는 계획이다.

<김영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