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이후 분쟁상태에 있던 경남에너지의 경영권은 결국
대웅제약으로 넘어가게 됐다.

당초 원진과 가원의 양대세력이 경쟁을 벌여왔으나 결과는 화이트
나이트의 승리로 돌아간 것이다.

화이트 나이트란 기업매수 합병전에서 방어측을 돕는 제3의 세력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제3자가 임자들을 제치고 주인으로 부상하게 된 것.

대웅제약이 주식대량매수에 성공하게 되면 총지분율은 14.77%가 돼
경남에너지의 최대주주로 부상한다.

경영권을 다투던 양대세력의 일방인 가원측(지분율 13.4 6%)과는 이미
경영권 양수도에 합의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오랜기간 동업관계에 있던 가원을 따돌리고 경남에너지를
통째로 삼키려고 했던 원진측의 계획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갔다.

원진의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말 원진측이 공개매수에
착수한 직후부터.

가원측은 대웅제약을 화이트 나이트로 끌어들여 공개매수를 좌절시켰고
때마침 사업다각화를 모색해 왔던 대웅제약은 아예 경영권을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려잡았다는 얘기다.

경남에너지는 가원과 원진이 동업으로 꾸려왔던 경동탄광 경동보일러
울산에너지등 4개사의 핵심기업이지만 2세 경영체제로 넘어오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던 것으로 알져져있다.

<정규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