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의 설연휴와 지난 6월의 지방자치제 선거에서 보듯 최근들어 명절
이나 선거때의 자금수요가 국내경제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또 통화당국이 신축적인 통화공급 정책을 펴고 있어 급격한 금리상승등
불안요인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은행권이 추석연휴 직전 돌아오는 7일의 지준마감을 어떻게 막느냐
와 수해후 불안해진 장바구니 물가가 어느 정도 자금가수요을 일으키느냐
가 자금사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통화공급 면에서 보면 한국은행의 추석자금 공급여력은 충분하다.
9월의 평잔기준 총통화(M2) 증가율을 당초 목표대인 16%로 고수하더라도
8월중 총통화 증가률이 당초 예상했던 16%보다 1%포인트 낮은 15%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은 최창호 자금부 부부장은 "올 추석연휴 때는 작년보다 2조원 가량
많은 6조9천억원을 추가공급할 여력이 있는데다 경기확장 속도도 떨어져
자금수급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추석연휴가 5일동안 계속된데다 경기가 상승국면에 있어
시중금리가 불안한 상승세를 보였었다.
특히 은행들이 추석연휴를 앞둔 작년 8월말엔 지준부족에 따른 벌칙성
과태료를 부과받지 않기 위해 돈을 빡빡하게 운용하는 바람에 하루짜리
콜금리가 법정상한선인 25%까지 치솟아 자금불안을 가중시켰었다.
하지만 올 추석연휴 직전과 겹친 은행권의 지준마감(7일)은 시중의
풍부한 자금사정으로 인해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월말과 9월초에 법인세및 특별소비세 1조5천억원등 1조8천억~2조원의
돈이 국고에 환수되고 만기도래한 환매채(RP) 1조4천억원 어치가 풀려
4천억~6천억원이 부족할 것이지만 한은의 통화공급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에서다.
겉으로 보면 자금수급이 불안한 것 같지만 통화당국이 자금시장 기조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가기 때문에 자금사정을 낙관적으로 전망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특히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정책을 강화하면서 상업어음및
현금결제비중의 확대로 인해 일부 영세중소기업을 제외하곤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도 약간 나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시중금리도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연13%대를 기록하는 등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추석연휴에 따른 금리급등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제일증권 우충희대리는 "안정적인 자금시장 구조가 추석연휴를 넘겨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