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진흥공사가 최근 민간기업들의 기업문화를 적극 벤치 마킹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정부투자기관인 무공은 그동안 상하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는등
공기업병 징후를 나타냈었는데 이같은 관료화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삼성등 민간기업의 벤치 마킹에 나서고 있는 것.

그 첫 조치로 무공은 지난달말 "영 보드(청년이사회)"를 구성했다.

이는 신입사원부터 대리급까지 입사기수별로 2명씩 청년이사회를 구성해
참신한 경영아이디어를 찾는 제도로 민간기업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돼
왔다.

무공 경영전략과의 이채경과장은 "기존 간부들에게서는 급변하는 무역환경
에 적응할 만한 창조적 아이디어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라고 이 제도 도입의 취지를 설명했다.

무공은 또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기관이 되자는 의도에서 이달
부터 "기업 앰배서더"제도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직원중 80명정도를 선발해 연고기업을 정해줌으로써 해당기업과
정보교환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는 제도로 미국의 GE사로부터 벤치 마킹한
것이다.

무공은 사내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KOTRA라운지도 개설했다.

이는 전임직원이 2주마다 모여 맥주등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행사로 지난주 금요일 첫 행사를 가졌다.

당초 일부 간부들은 술을 마시다 혹 불상사가 빚어질 가능성도 우려했으나
직원들은 기대이상의 호응을 보였다고.

사내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이밖에도 서로 다른 부서 또는 다른 직급이
점심을 함께 하며 대화를 갖는 "컴-런치"와 전자게시판을 통해 경영
아이디어를 내놓는 "KO-메일"등을 운영하고 있다.

무공은 또 직원들의 의식을 자유화한다는 차원에서 매주 토요일은 캐쥬얼
복장으로 출근하는 문제도 검토중이다.

이채경과장은 이에대해 "삼성그룹의 전략경영팀으로부터 조언을 얻어 민간
기업의 기업문화를 이식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밖에 웨스팅 하우스 페더럴
익스프레스 유에스에이 패시픽 레일로드등 외국기업들의 사례도 참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