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식으로 화제를 모은 "95 KBS슈퍼텔런트선발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박상아(23).

"외모보다 내면의 연기력으로 승부를 걸겠어요"

당찬 말속에 신인답지 않은 차분함이 들어있다.

그가 심사과정에서 보여준 연기도 파격적이었다.

"우리 그이는 잘해야 1주일에 한번이야".

책상다리로 앉아 이웃집남자의 불륜에 대해 수다를 떠는 아줌마역을
천연덕스럽게 해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은 것.

이 대사는 그가 출연중인 연극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따왔다고
귀띔한다.

이 연기로 그는 대상외에도 연기상,스피치상,기자단이 뽑은
골든마스크상도 수상, 4관왕에 올랐다.

"얼굴이 예쁘다는 말보다 연기를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연기상을 받은게 가장 기뻐요"

국민학교를 마치고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LA에서 대학을
다니다 93년 연기를 하고싶어 혼자 귀국했다.

그러나 연기자의 길은 생각했던만큼 그렇게 쉽지 않았다.

국내생활이 익숙치 않았고 오랜 외국생활로 발음도 어색했다.

귀국하자마자 SBS탤런트 시험에 응시했지만 보기좋게 떨어졌다.

그후 연기력을 쌓고 공부도 하고싶어 중앙대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현재 3학년에 재학중.

"하고싶은게 많아요. 하지만 당분간 연기라는 한우물만 파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연기를 통해 저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더 좋거든요. 연기를 통해
다양한 삶을 살수 있잖아요"

자신은 신세대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하는 그는 개방적인 생활을 즐기지만
자기관리는 철저히 하고 싶다고 말한다.

"발랄하고 청순한 역과 함께 냉정하고 차가운 연기도 하고 싶어요. 다양한
연기를 잘 소화해내는 연기자,개성있는 연기자로 주목받고 싶어요"

그래서 그는 올해의 목표를 신인연기상 수상으로 정했다.

"김혜자선배같은 연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열심히 할테니 잘
지켜봐주세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속에 출발하는 신인의 애교섞인 당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