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연일 무기력한 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3일 주식시장은 매수세가 끊긴 가운데 대부분업종이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전날보다 11.56포인트 떨어진 922.53을 기록했다.

가격제한폭확대와 주가지수선물모의시장개설등 제도변화에 따른 투자자
들의 짙은 관망세로 거래가 급격히 줄면서 거래량은 평일기준으로 올들어
최저치인 1천6백69만주에 머무는 맥빠진 장세가 연출됐다.

이날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20개를 포함 151개에 그친 반면 주가가
내린 종목은 하한가 66개등 608개에 이르렀다.

조립금속 광업 투금업종만이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은행 증권 보험 식료업종등 나머지 업종들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선 가격제한폭 확대로 인해 투자위험이 높아진 종목들이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지난 2년연속 자본잠식상태여서 앞으로 또 한번 자본잠식을 기록할 경우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서울식품 태평양패션등 재무구조부실주들이 대부분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또 평소거래량이 적은 편인 롯데칠성등 고가우량주들에서도 하락종목이
많이 나왔다.

반면 대영포장 부광약품 한국마벨등 개별재료종목들이 상한가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또 삼성전자 현대건설 쌍용양회등은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하락폭이
적었고 인천제철 현대자동차 쌍용정유등은 강보합세를 기록,중저가권의
대형우량제조주들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2포인트가량 하락한 채
시작됐다가 강보합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고객예탁금이 바닥권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가격제한폭확대의
영향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 장세를 관망하는
바람에 장마감때가지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올해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유화 화섬업종의 일부종목만이
비교적 강한 매수세를 모으기도 했으나 후속매수세가 없자 경계매물이
늘어나며 보합세로 밀렸다.

이와함께 기관투자가들마저 장세개입을 꺼리자 상승을 시도하던 삼성전자
등 블루칩들이 대부분 약세로 돌아서며 종합주가지수 낙폭이 커졌다.

증권사일선지점장들은 시장을 떠받쳐줄 매수세가 바닥난 상태라면서
장세회복을 위해선 당국이 4월초로 예정된 증시규제완화책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4일자).